ⓒ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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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 공모주로 꼽혔던 크래프톤이 2조원도 안되는 증거금을 모으며 청약 첫날을 마무리했다.

크래프톤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크래프톤의 통합 경쟁률은 2.79대 1, 청약증거금은 1조801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률이 3.75대 1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이 2.39대 1, 삼성증권이 2.04대 1 순으로 나타났다.

청약을 진행한 3사의 첫날 합산 청약 증거금은 2조원을 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8920억원, NH투자증권 5139억원, 삼성증권 3958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 중복청약이 가능한 대형 IPO였지만 청약 첫날임을 고려해도 너무 저조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직전 대형 IPO였던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복청약이 불가했음에도 첫날 경쟁률이 37.8대 1이었다.

증거금 역시 12조521억원을 동원했다.

크래프톤은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일이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지난 6월 20일 전으로 하반기 유일하게 중복청약이 가능한 기업이다.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점과 대형 IPO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조한 경쟁률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높은 공모가가 '개미'(소액 개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인 것으로 봤다.

이전에 진행된 IPO 청약 증거금이 환불되며 고객 예탁금이 증가하며 유동성이 확대됐지만 크래프톤 청약에는 흘러가지 못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75조1675억원을 기록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27일 끝난 카카오뱅크 청약 증거금(58조3020억원) 중 일부가 환불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에 크래프톤은 중복청약 마지막 대어로 언급되며 장외시장 거래가가 300만원(5대 1 액면분할 전)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상장을 준비하면서 공모가 고가 논란에 한 차례 공모가를 내렸다.

크래프톤은 애초 공모가를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고 공모가 범위를 40만∼49만8000원으로 낮췄다.

이처럼 '비싸다'는 여론이 퍼지자 국내 시장에서 관심이 다소 사그라든 것이다.

영업 지점도 흥행에 성공했던 이전 IPO 때와는 사물 달랐다.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았던 60대 이상 고객들로 영업점이 붐볐다.

중복청약이 막혔던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영업점에 찾아온 고객들이 지점을 채웠으나 이날은 대체로 지점들이 한산했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한 경우 비례 배정 투자자들이 마지막날 몰리면서 경쟁률이 급증하지만 크래프톤의 경우 균등 배정 투자자들도 아직 많이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크래프톤의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은 오는 3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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