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정황” 주장…압수수색 등 수사 촉구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7월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SPC 파리바게뜨 업무방해 및 업무상 배임 고소,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7월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SPC 파리바게뜨 업무방해 및 업무상 배임 고소,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고용한 SPC그룹 자회사 PB파트너즈로부터 민주노총 탈퇴 공작 등 노조 탄압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수사당국에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이하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화학섬유식품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 파리바게뜨는 노조 파괴 관련 최초 언론 보도가 나간 날 저녁에 증거가 되는 ‘단체업무방’을 폭파했다”며 “사측은 진실을 감추고 증거를 은폐·인멸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 7월1일 한 중간 관리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파리바게뜨의 노조파괴 행위를 폭로했다. 중간 관리자는 ‘민주노총 0%’가 목표라며, 이를 위해 회사 법인카드 사용은 물론 노조탈퇴 ‘실적’에 포상금 5만원씩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6월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탈퇴 현황을 보고 받던 카카오톡방 재구성 내용. (왼쪽 사진) 지난 6월30일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의 민주노총 탄압 보도가 나온 직후 제조장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없애려고 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재구성 내용. ⓒ파리바게뜨지회
지난 6월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탈퇴 현황을 보고 받던 카카오톡방 재구성 내용. (왼쪽 사진) 지난 6월30일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의 민주노총 탄압 보도가 나온 직후 제조장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없애려고 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재구성 내용. ⓒ파리바게뜨지회

이날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중간관리자들은 지난 6월9일 ‘금일 노조 특이사항’이라며 ‘○○지역 김○○ 한국노총 가입’, ‘○○지역 이○○ 민주노총 탈퇴’ 등의 상황을 보고했다. 같은 달 30일 민주노총 탈퇴 공작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상위 직급장인 제조장이 기사 링크를 올린 뒤 ‘이 방에서 나가세요. 다시 만듭니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 2017년 SPC 파리바게뜨가 제빵·카페기사의 불법파견 논란에 휘말렸을 때도 업무를 지시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모두 없애고 관련 전산기록을 삭제한 이력이 있다”며 “회사의 증거인멸 행위가 상습적으로 되풀이되는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지난달 고소·고발 이후 특별근로감독과 압수수색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지난달 1일 PB파트너즈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한 뒤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통해 압수수색을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부와 경찰은 현재 고소인 조사만 진행한 상태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38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SPC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진상규명과 청년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상임 공동대표 권영국)를 꾸렸다.  

시민대책위는 △노조 파괴 행위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제도 폐지와 법제도 개선 △청년 노동자들에게 온전한 노동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는 노동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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