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침묵을 깬 ‘그날’의 김학순을 만난다
역사의 침묵을 깬 ‘그날’의 김학순을 만난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8.16 12:35
  • 수정 2021-08-16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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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순 ‘위안부 증언’ 30주년 기념 특별전
8월17일~11월27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김학순 공개증언 현장, 1991년 8월 14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김학순 공개증언 현장, 1991년 8월 14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일본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1991년 8월14일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여성인권운동가 김학순(당시 67살)의 이 한 마디는 역사의 침묵을 깼다. 일본의 공식 사과와 배상,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는 이 외침은 30년간 ‘김학순 정신’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신문에 나고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 잡아야 한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결국 나오게 되었소. 누가 나오라고 말한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정신대 위안부로 고통 받았던 내가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일본은 종군위안부를 끌어간 사실이 없다하고 우리 정부는 모르겠다 하니 말이나 됩니까”
-김학순, 1991년8월14일 기자회견. 

정의기억연대는 “김학순은 1991년 8월 14일, 일본군성노예제 역사의 진실을 세상에 생생하게 고함으로써 전 세계 피해자들을 일깨우고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포문을 열고, 피해생존자와 시민들이 함께 하는 초국적 여성인권운동의 불을 지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보편적 인권 문제로 확장시켜 국제 인권규범을 새롭게 쓰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효고증언집회에서 김학순, 1991년 12월 15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일본 효고증언집회에서 김학순, 1991년 12월 15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김학순 공개증언 30주년을 맞아 정의기억연대는 17일부터 11월 27일까지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특별전 ‘그날의 목소리’를 개최한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나눔의집·일본군‘위안부’역사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로 숨죽여 살아왔던 김학순의 시간, 용기 있는 첫 발걸음이 나오기까지 국내외 사회적 배경, 공개 증언 이후 당당한 여성인권운동가로 우뚝 선 김학순의 활동, 그가 일으킨 파장과 공명의 효과, 함께 또는 뒤따라 걸었던 수많은 피해생존자와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 시민들의 자취를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일본 국회 중의원 의원면회회관 앞 농성장, 1994년 6월 7일~8일, 시바사키 하루코(柴﨑温子) 촬영 및 기증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일본 국회 중의원 의원면회회관 앞 농성장, 1994년 6월 7일~8일, 시바사키 하루코(柴﨑温子) 촬영 및 기증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특히 1991년 12월9일 김학순의 일본 도쿄 첫 증언집회 영상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김학순을 만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의 생생한 현장감과 피해생존자가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확인하실 수 있다.

또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윤정옥 정대협 초대 공동대표의 ‘정신대 원혼 서린 발자취 취재기 육필원고’(1990년 1월 4일 연재)를 통해 김학순 등장 전부터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밝히려 고군분투하던 연구자의 노고를 확인할 수 있다.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시민연대 발족식, 1996년 10월 18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시민연대 발족식, 1996년 10월 18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장

윤정옥 전 공동대표는 1980년 12월, 1988년 2월과 8월, 1989년 7월 등 네 차례에 걸쳐 일본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타이 핫차이, 파푸아뉴기니의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고 증언을 모아 작성한 글을 1990년 한겨레에 게재했다. 1월 4일자 첫 기사의 제목은 “집단투신한 절벽은 ‘자살의 명소’로”였고, 부제는 “이화여대 윤정옥 교수 ‘정신대’ 원혼 서린 발자취 취재기”였다.

그해 11월 37개 여성단체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를 출범시켰다. 이후 1991년 8월14일 고 김학순 인권운동가가 공개 증언에 나서며, 해방 이후 50년간 침묵해왔던 ‘위안부’ 문제는 전시 성폭력 문제로 공론화됐다. 

문의: 02-392-5252, 사전 예약: www.womenandwarmuse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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