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무 아팠어…꼭 벌 받기를” 성폭력 피해 청주 여중생 유서 공개
“나 너무 아팠어…꼭 벌 받기를” 성폭력 피해 청주 여중생 유서 공개
  • 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8.23 11:25
  • 수정 2021-08-23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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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의붓아버지의 성폭력 고발 후
5월12일 극단적 선택…가해자는 혐의 부인
유족, 유품 정리하다 유서 발견
22일 기자회견 열고 “가해자 엄벌해야”
친구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청주 여중생의 유서가 최초 공개된 22일 충북 청주 성안길 사거리에서 유족들이 딸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친구 의붓아버지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청주 여중생의 유서가 최초 공개된 22일 충북 청주 성안길 사거리에서 유족들이 딸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친구의 의붓아버지에게 성폭력을 겪었다고 고발한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 청주 여중생 A씨의 유서가 22일 공개됐다.

A씨 유족들은 이날 충북 청주시 성안길 사거리 ‘오창 여중생 사망 100일 추모제’ 헌화 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A씨 부모는 100일 추모제 다음 날 유품을 정리하다 유서를 발견했다. 

A씨는 유서에서 “나 엄마 아빠 속 썩인 거 너무 많은데 가슴 아프게 해서 미안해요. 나 부모님이 내 곁에서 위로해줘서 그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면서 “나 너무 아팠어. 솔직하게 다 털어주면 좋았을 텐데 다 털어버리면 우리 엄마, 아빠 또 아플까 봐 미안해서 못 얘기했어요”라고 전했다.

또 “나 너무 아파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나 1월에 있었던 안 좋은 일 꼭 좋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 그렇지? 나 그날만 생각하면 손이 막 엄청나게 떨리고 심장이 두근대”라고 적었다.

A씨가 작성한 유서가 22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서를 읽던 A씨 부모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A씨 부모는 “가해자가 재판에서도 뻔뻔하게 범죄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재판을 통해 엄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5월12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에서 여중생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은 성범죄 피해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피의자 B씨는 피해 학생 중 한 명의 계부로, 5월2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7월 열린 첫 공판에서 B씨는 성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B씨는 자신의 의붓딸과 의붓딸 친구에게 술을 마시게 한 혐의만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공판은 9월15일 오후 2시 청주지법 223호 법정에서 열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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