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어린이책』(다움북클럽 지음, 오늘나다움 펴냄)
주체성·몸의이해·일의세계 등 키워드별 책 추천

『오늘의 어린이책』(다움북클럽 지음, 오늘나다움 펴냄)

“다양성이나 성인지 감수성 측면에서 빼어나면서도 어린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어떤 책일까?” 어린이, 청소년의 양육자나 교사들의 흔한 고민이다. 『오늘의 어린이책』(다움북클럽 지음)은 이런 고민을 안은 이들에게 엄선한 어린이책 목록을 권한다.

『오늘의 어린이책』은 지난 2019~2020년 고정된 성역할에서 벗어난 ‘나다움’ 찾기를 돕겠다는 취지로 진행된 ‘나다움어린이책’ 프로젝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대기업, 민간단체의 후원으로 2018년 12월 시작된 이 사업은 전문가들이 모여 성평등 어린이책을 선정해 목록을 만들고, 학교와 도서관에 책을 보급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3년을 계획하고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이른바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며 일부 도서가 ‘회수’되는 사건을 겪은 뒤 지난해 말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남윤정 씽투창작소 대표 ⓒ홍수형 기자
남윤정 씽투창작소 대표 ⓒ홍수형 기자

프로젝트는 끝이 났으나 여기에 참여했던 작가와 문학평론가 9인이 다시 의기투합해 ‘다움북클럽’을 결성하고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다움북클럽 멤버인 남윤정 씽투창작소 대표는 “조금 일찍 홀로서기를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다움북클럽은 새로 출간된 책에서 고르고, 사전 검열로 ‘나다움어린이책’에서 삭제됐던 도서와 청소년 도서까지 더해 262권의 『오늘의 어린이책』을 세상에 내놨다. 『오늘의 어린이책』이라는 제호에는 “이 시대의 어린이책이라면 모름지기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오늘의 어린이책』본문 중
『오늘의 어린이책』본문 중

책은 △주체성 △몸의이해 △일의세계 △가족 △사회적약자 △표현 △혐오반대 △사회적인정 △안전 △연대 등 10개 주제별로 도서를 추천하고 주제와 관련한 여러 필자의 글이 함께 수록됐다. 김지은, 김유진, 이지유, 정진호 등 기존 선정위원뿐만 아니라 김소영, 김다노, 이다혜, 김현, 서효인 등 어린이책 동네 안팎에 있는 10여명의 필자들이 참여했다.

남 대표는 “이번에 펀딩을 통해 출간을 진행하는데 하루 만에 펀딩 목표를 달성할 정도로 양육자나 교사 뿐 아니라 그림책, 청소년책에 관심을 갖는 20대 여성들의 관심도 높았다”며 “2021년 1호를 시작으로 해마다 새로 출간되는 성평등 어린이·청소년책 목록을 업데이트하여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어린이책』본문 중
『오늘의 어린이책』본문 중

남 대표는 “『오늘의 어린이책』은 어린이책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그동안 해오던 일의 연장선상에서 즐겁게 또는 취미삼아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서로 다른 것을 엮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이 마음이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의 어린이책』은 2021년 1호를 시작으로 해마다 새로 출간되는 성평등 어린이·청소년책 목록을 업데이트해 매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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