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W-AI 포럼 : 여성이여, 메타버스를 주도하라]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가상현실 체험기기·가상인간 기술발전 힘입어
메타버스, 게임을 넘어 경제로
소통·업무·공공 인프라도 메타버스 전환
“3D 가상세계에서 살아갈 시간 늘 것...
여성들도 새 시대 주역 될 준비해야”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여성신문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여성신문

“앞으로 우리는 2D 인터넷 세상보다 3D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놀라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26일 ‘제3회 W-AI 포럼(Women-AI 포럼, 이하 와이포럼)’에서 이처럼 말했다. “메타버스 시대, 개인은 새로운 직업이나 가상현실 속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고, 기업은 새 업무 플랫폼이나 비즈니스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국가도 공공 인프라 서비스를 메타버스로 전환할 수 있다”며 “여성들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새 시대의 주역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신문사와 (재)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이 26일 ‘제3회 와이포럼’을 열었다. 박 소장은 ‘메타버스 비긴즈(BEGINS): NEXT 인터넷혁명’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26일 ‘제3회 W-AI 포럼(Women-AI 포럼, 이하 와이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26일 ‘제3회 W-AI 포럼(Women-AI 포럼, 이하 와이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박 소장은 “메타버스 양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같은 파괴력 있는 기술이 결합하면서 적용 분야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이용자들은 몰입감, 상호작용, 상상력, 지능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될 것이며, 게임만이 아니라 교육·금융·의료·제조 등 전 분야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더타운’ 등 가상의 업무공간 플랫폼, 로블록스·제페토 등 사용자들이 직접 아이템을 생산·판매·수익을 창출하며 폭넓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도 예시로 들었다.

다양한 지적재산권(IP)과 메타버스 플랫폼의 제휴·협력도 늘고 있다. 국내만 봐도,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아예 가상 공간에서 신입생 입학식, 한국 관광 체험 등 행사를 여는 사례가 늘었다. 구찌, 루이비통, 나이키(패션 브랜드)와 YG, JYP, 디즈니(엔터테인먼트), LG전자(제조), 다이아TV(방송), 순천향대(교육), 한국관광공사(공공) 등이다.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의 제페토(ZEPETO). 올해 2월 구찌와 제휴해 아바타용 의상, 가방, 액세서리 등 제품을 선보였다. ⓒ네이버제트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의 제페토(ZEPETO). 올해 2월 구찌와 제휴해 아바타용 의상, 가방, 액세서리 등 제품을 선보였다. ⓒ네이버제트

NFT(대체불가능토큰)와 결합해 게임 아이템과 가상 부동산 등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늘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자 메타버스 플랫폼인 ‘디센트럴랜드’에서는 고유 가상화폐(마나)로 가상의 땅을 사고팔거나 건물 등을 지을 수 있다. 역시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샌드박스’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를 만들 수 있고, 이렇게 만든 창작물을 고유 가상화폐(샌드)로 거래할 수 있다.

메타버스 기기도 확대되고 있다. 박 소장은 “PC, 모바일, 콘솔 중심에서 VR HMD(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관련 체험을 위해 머리 부분에 착용하는 장비) 판매량이 급증해 VR 대중화 시대를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VR 자회사 오큘러스가 만든 독립형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는 시리즈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약 5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외에도 가상물체 제어, 가상 키보드 입력, 가상상황 제어 등 경험을 제공하는 반지·안경·장갑 형태 기기가 출시되고 있다.

가상의 인간, ‘디지털 휴먼’의 성장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 소장은 “실제 사람과 같은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는 까다롭지만,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도구가 출시되고 있다”고 했다. 유명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3D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1시간 이내에 가상의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 디지털휴먼 제작사 ‘소울 머신즈’도 비슷한 클라우드 기반 개발도구를 발표했다. 박 소장은 “AI 기술의 발전은 디지털 휴먼의 ‘인간다움’을 높일 것으로 보이나, 인간 일자리의 대체,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사기 등 위험 요소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26일 ‘제3회 W-AI 포럼(Women-AI 포럼, 이하 와이포럼)’에서 소개한 ‘디지털 휴먼’ 사례. ⓒ여성신문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26일 ‘제3회 W-AI 포럼(Women-AI 포럼, 이하 와이포럼)’에서 소개한 ‘디지털 휴먼’ 사례. ⓒ여성신문

박 소장은 “앞으로 펼쳐질 놀라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며 “개인, 기업, 국가 주체별로 어떻게 새로운 기회를 찾고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은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등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도 있고, 기업은 새로운 업무 플랫폼이나 비즈니스 전략을 세워 혁신을 모색할 수 있다. 국가에서도 분야별 공공 인프라 서비스를 메타버스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고, 메타버스 시대의 정책지원 방안과 저작권 보호·사기 방지 등 위험에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시대는 여성들에게도 중요한 기회라고 봤다. 박 소장은 “메타버스를 통해 돈을 벌 기회가 늘고 있다. 가상건축가, 아바타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가상 패션 디자이너, 게임 개발자, 가상공간 직원 등으로 일할 수도 있다. 이는 여성 종사자가 45.1%에 이르는 콘텐츠 산업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여성이 진출하기가 용이할 전망”이라고 했다.

여성 메타버스 전문가와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려면 “교육과 체험 환경부터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메타버스 범용 기술을 이해하고 메타버스 생활을 빨리 체험하며 서로 비즈니스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2D 인터넷 세상보다 3D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이 먼저 진입해서 먼저 자리를 잡아서 메타버스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축사와 기조연설을, 백란 호남대 AI빅데이터 연구소장이 ‘메타버스 시대, 디지털 뉴딜의 방향’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이어 박 소장이 ‘메타버스 비긴즈(BEGINS): NEXT 인터넷혁명’을 주제로, 박명순 SK텔레콤 AI유닛 본부장이 ‘메타버스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오순영 한컴인텔리전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메타버스가 만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흐름’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이사장, 최영미 성결대 미디어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성미영 인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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