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인근서
연쇄 자살폭탄 테러...미군 포함 최소 73명 사망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소행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장 부근에서 사람들이 부상자를 돌보고 있다.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장 부근에서 사람들이 부상자를 돌보고 있다.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각)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지인과 미군을 포함해 최소 73명이 사망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저지른 테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용서하지 않겠다.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폭발은 이날 저녁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의 애비 게이트와, 약 250m 반경 안에 위치한 배런 호텔에서 각각 발생했다. 배런 호텔은 아프간을 탈출해 서방 국가로 가려는 사람들이 머무는 숙소로 활용돼왔다.

AP통신은 아프간과 미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이 폭발로 아프간인 60명, 미군 13명 등 최소 7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총 사상자는 14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타국으로 대피하려고 공항 근처에 머물던 아프간인들과 이들을 대피시키는 작전에 투입된 미군들이다. 대규모 폭발로 부상자가 많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뉴시스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뉴시스

사건 직후 이슬람국가(ISIS)는 자체 소식통인 ‘아마크 뉴스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ISIS에서 파생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K 요원들이 일으킨 테러다. 보안을 뚫고 “미군에 협조한 이들과 통역사들” 가까이 접근해 폭발 벨트를 터뜨렸다고 한다. ISIS-K는 서방국가는 물론,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과도 적대 관계에 있는 조직이다. 외신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앞으로도 여러 극단주의자들이 충돌하면서 정세를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잊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미국은 철수 작전을 계속할 예정이다. 케네스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추가 공격 위협 대응을 위해 탈레반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테러 사건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우리 정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테러는 정당화 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천명하며, 국제사회의 테러 척결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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