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통문’, 새 세상을 열다』(역사·여성·미래 펴냄)

『‘여권통문’, 새 세상을 열다』(역사·여성·미래 펴냄)
『‘여권통문’, 새 세상을 열다』(역사·여성·미래 펴냄)

(사)역사·여성·미래는 ‘여권통문’(여학교 설시 통문) 발표 123주년을 기념하며, 또 제2회 ‘여권통문의 날’을 맞아 9월 역사여성미래 총서의 첫 번째 도서로 『‘여권통문’, 새 세상을 열다』을 발간한다. 과연 ‘여권통문’으로 새 세상이 열린 것인가? 여성들이 스스로 새 세상을 연 것인가? 역사는 인간의 생각을 씨줄로 행동을 날줄로 만든 천(옷감)이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여성들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행동했는지?  

이 책은 1898년 9월 1일, ‘여권통문’에서 이소사·김소사 선배 여성들이 주장한바 그 정신을 실천한 여성의 삶을 조명한 것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여권통문’에서는 여성의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요구했다. 그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였다. 교육받아 남성과 동등하게 직업을 갖고, 국가의 위기 속에서 출범한 대한제국의 개혁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했다. 

이들은 고종에게 관립여학교 설립을 요구했고, 관철되지 않자 직접 여학교를 설립,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단체인 찬양회를 설립하고, 순성여학교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의 여성운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국 최초의 여성인권 선언문 ‘여권통문’
한국 최초의 여성인권 선언문 ‘여권통문’

그러면 ‘여권통문’의 정신은 대한제국 시기와 뒤이은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계승됐는가? 이 책에서는 그 정신을 몸소 실천한 여성들을 살펴봤다. 우선 평등 교육권을 실천한 여성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김란사(하란사), ‘여권통문’이 발표된 1898년에 16세의 나이로 일본유학을 떠났다가 귀국하여 관립 한성고등여학교의 첫 여교수를 지낸 윤정원, 음악교육의 선구자였던 김앨리스 등을 살펴봤다.

구한말 근대적 직종의 도입과 함께 여성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받아들여 성공적으로 수행한 여성 선구자들은 ‘여권통문’이 요구한바 여성의 직업권을 실천한 여성들이었다. 한국 최초 서양의학 의사였던 김점동(박에스더),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여성운동가였던 나혜석, 최초의 간호사 이그레이스와 김마르다, 조선일보의 첫 여성기자인 최은희의 도전적인 직업 선택기를 살펴봤다.       

서구 여성들은 참정권 운동에서 남성과 동등한 투표권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권통문’은 투표권보다는 광범위한 국정 참여권을 요구했다. 고종의 광무개혁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독립협회의 활동에 동조했고, 여성도 이 개혁에 동참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나라는 패망의 길로 들어서며 여성들은 독립운동의 길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윤희순은 ‘안사람’ 의병단을 조직한 최초의 여성 의병장이었으며, 한국독립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의 본보기였던 김마리아,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여 또 다른 여성운동을 전개했던 김경주 등 대구 여성들도 여성의 참정권을 실천한 여성들이었다.  

(사)역사·여성·미래는 2013년 12월 단체 설립 이래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지원, 여성사의 전문화·대중화를 위한 연구, 교육프로그램, 기념행사 등의 사업을 실시해 왔다. ‘여권통문’ 발표 기념행사도 2016년 이후부터 매년 실시해 왔으며, 여성사박물관 포럼도 2014년 이래 11차례 지속해 왔다. 2020년 팬데믹 사태 이후 행사 개최가 어렵게 된 이후 행사 개최보다 그간의 성과와 콘텐츠를 토대로 기본으로 대중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이번에 발간하게 된 『‘여권통문’, 새 세상을 열다』이다. 

앞으로 역사여성미래는 역사여성미래 총서 1  『‘여권통문’, 새 세상을 열다』를 시작으로, 올해 『문화유산으로 본 한국여성인물사』, 『부부독립운동가열전』, 『전통복식연구자 손경자 자서전』 등 총 4권을 속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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