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돌봄 정책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정미 정의당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돌봄 정책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의당 대선주자인 이정미 전 대표는 7일 대선 핵심 공약인 돌봄 정책을 발표하며 “모든 삶의 공간에서 돌봄과 관계가 우선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나열을 통한 양적 확대가 아닌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질적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삶의 질 개선 지표로 GDP지표 대체 △돌봄사회부총리 신설 △돌봄노동자 생활임금 지급 △돌봄센터 건립 △돌봄 공공 플랫폼 구축 등 5가지 비전 정책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껏 국민의 삶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였던 GDP는 돈으로 거래되지 않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외면했다”며 “잇따른 방역대책은 여성들에게 더욱 강도 높은 가정 내 돌봄을 수행하도록 떠맡겼고, 필수노동이라 불리는 공적 돌봄노동 역시 한계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삶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주택, 환경, 사회적 연결 등의 구체적 지표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예산수립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삶의 질 개선 지표위원회’를 구성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시행계획을 수립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돌봄체계의 재원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통합돌봄 포괄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지자체 통합기금을 설치하겠다”며 “공적 돌봄을 수행하는 돌봄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을 받아 안정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로컬뉴딜과 돌봄뉴딜, 두 개의 축을 중심에 세우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국 읍면동에 3개씩의 돌봄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돌봄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전국민일자리보장제 실현을 위해 340만개의 관계돌봄, 기후돌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정미 정의당 대선 예비후보 기자회견문 전문.

“돌봄혁명을 이끌겠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선예비후보입니다.

국민여러분, 얼마나 외로우십니까.

한 번의 승패로 인생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우리 모두는 안간힘을 쓰고 삽니다. 그러나 이미 성공의 사다리는 세습사회, 부동산 공화국에서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것이었다는 것을 안 순간 우리는 좌절했습니다. 패자로 낙인 찍히면 어느 누구도 도와줄 사람 없는 외로움의 시대를 견디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출마 선언을 통해 ‘돌봄 혁명의 시대’를 여는 ‘돌봄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탐욕의 시장과 차가운 국가만으로는 우리 삶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서로 의존하고 서로 돕는 공동체와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국민들은 IMF 이후 신자유주의 시장에 내던져진 상태에서 각자도생해왔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며 하루의 일상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국가와 공동체가 협력하며 서로를 돌보는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환하게 비춰줄 유일한 빛은 ‘돌봄혁명’입니다.

저는 20세기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겠습니다. 시혜적인 현물•현금 복지, 구체적인 삶의 얼굴이 지워진 숫자와 통계에 의존한 복지국가는 지금의 외로움, 불평등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일부 대선 주자들은 기존 복지 시스템 안에서 일부 돌봄 정책을 강화하는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돌봄의 수혜자만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돌봄을 그림자 취급하는 철학과 인식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돌봄 정책 몇 개 추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책 나열을 통한 양적 확대가 아닌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질적 전환을 이뤄내야 합니다. 가정, 이웃, 공동체, 지역사회, 국가를 포함한 모든 삶의 공간에서 돌봄과 관계가 우선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제가 설계하는 돌봄 사회는 민주당이 시혜적으로 바라보고 국민의힘이 탈락시켜온 사회적 약자를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 온당하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제 더이상 돌봄 관계에 놓여있는 약한 시민은 복지 수혜를 받는 부족한 시민이지도 않고, 경쟁에서 탈락한 패배자도 아니어야 합니다.

돌봄 대통령 이정미는 다음 다섯 가지 국가 비전을 통해 돌봄혁명을 이끌겠습니다.

첫째, 가려진 돌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행복증진을 기준으로 하는 ‘삶의 질 개선 지표’로 GDP지표를 대체하겠습니다.

지금껏 국민의 삶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였던 GDP는 돈으로 거래되지 않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돌봄노동 이야말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가능케 한 중요한 축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돌봄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잇따른 방역대책은 여성들에게 더욱 강도 높은 가정 내 돌봄을 수행하도록 떠맡겼고, 필수노동이라 불리는 공적 돌봄노동 역시 한계에 달했습니다.

저는 돌봄노동 가치 재규정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 돌봄이 공적 가치이자 국민과 사회, 국가 모두의 기본 가치임을 헌법에 명문화하겠습니다. 초중등 의무교육과정에 인간사회의 기본 가치인 상호의존성과 돌봄의 교육과정을 제도화하겠습니다.

성장 중심주의 국가를 넘어서겠습니다. GDP 단순지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평등, 건강, 환경 문제들을 모두 숨기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삶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주택, 환경, 사회적 연결 등의 구체적 지표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예산수립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삶의 질 개선 지표위원회’를 구성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시행계획을 수립해나가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넘어 돌봄과 노동이 양립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중앙과 지방, 정부와 시민이 함께하는 돌봄국가를 만들겠습니다.

돌봄이라는 가치를 국가 비전의 중심축으로 놓아서 국가의 체계를 완전히 새롭게 재편하는 토양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돌봄, 보건의료, 교육, 아동가족 업무를 총괄하는 돌봄사회부총리를 신설하겠습니다. 그리고 돌봄사회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여 관계 장관과 민간 전문가, 돌봄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돌봄국가 실행그룹을 운영하겠습니다. 돌봄국가 실행그룹은 시·도지사협의회, 시·도교육감협의회와의 협력체계를 마련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하는 돌봄국가 조성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겠습니다.

또한 촘촘하고 안정적인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실현해내겠습니다. 광역별 통합돌봄본부, 기초자치단체별 지역돌봄센터, 읍면동단위 돌봄협의체를 운영하여 탄탄한 돌봄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돌봄체계의 재원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통합돌봄 포괄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지자체 통합기금을 설치하겠습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서비스 제도를 통합하는 한편 지방정부의 재량권을 보장하겠습니다. 나아가 필수 서비스 영역에 머무르던 기존 돌봄 제도를 넘어서서, 시민의 여가, 문화, 사회관계망까지 지원하도록 통합돌봄의 대상을 확장하겠습니다.

셋째, 돌봄 받는 이도, 돌보는 이도 존중받는 돌봄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돌봄국가로 가는 첫 걸음은 돌봄노동자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공적 돌봄을 수행하는 돌봄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을 받아 안정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돌봄정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돌봄노동자 역시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참여를 보장하겠습니다.

돌봄노동자가 홀로 노동현장에 놓이지 않게 하겠습니다. 돌봄시설 근무인력의 인력기준을 강화하고, 재가방문서비스는 반드시 2인 이상이 1조로 수행하도록 의무화하겠습니다. 또한 광역단위별로 돌봄노동자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기초자치단체마다 돌봄노동자 쉼터를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돌봄에 들어가는 공공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영유아, 노인을 위한 국공립 시설을 30%까지 확충하겠습니다. 초등돌봄교실을 확대하고 돌봄교실과 지역사회의 연계 방안을 마련하며, 지역 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통합•확대•재편하여 학교돌봄에서 ‘방과후학교’를 온종일 돌봄 체계 안으로 포괄하도록 하겠습니다. 복지, 교육, 문화, 체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대하겠습니다.

넷째, ‘참여소득’으로 전국민 일자리 보장제를 실현하겠습니다.

일은 한 사람의 정체성입니다. 사람은 실업상태로 방치되어도 안 되고, 먹고 살기위한 단기간 일자리에 전전긍긍한 삶이 강요되어서도 안 됩니다. 또한 시장이 원하는 이윤창출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람과 환경을 돌보는 일이 헌신과 봉사의 영역에서 무급착취 되어서도 안됩니다.

돌봄노동을 하는 국민의 자부심을 지켜내겠습니다. 지금의 공공근로는 대상자에게 소득이 보전되는 기간이 짧아서 지속가능한 삶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지역사회에 참여해서 이웃과 환경을 돌보는 모든 이들에게 참여소득을 지급해 내일의 삶을 그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로컬뉴딜과 돌봄뉴딜, 두 개의 축을 중심에 세우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읍면동에 3개씩의 돌봄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돌봄센터’를 건립하겠습니다. 또한 전국민일자리보장제 실현을 위해 340만개의 관계돌봄, 기후돌봄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다섯째, 돌봄 플랫폼을 구축하겠습니다.

나를 위한 정책이 존재하더라도 내 일상 앞에 찾아오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탄탄한 제도가 국민의 삶 가까이에 가기 위해선 어떠한 제도가 나를 위해 마련되어있는지 친절하게, 구체적으로 안내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돌봄 필요와 돌봄 노동을 연결하는 공공 플랫폼을 구축하겠습니다.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찾아가서 안내하고 관계맺는 돌봄제도, 지역적 특성에 맞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마련하겠습니다.

저는 시민들과 함께 이번 대선을 통해서, “돌봄을 통해 나와 우리를 찾을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이 시대의 목표로 삼고 ‘돌봄혁명의 시대’를 여는 ‘돌봄 대통령’이 반드시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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