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
양성평등문화인상에 김이듬 시인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에 영화 벌새
양성평등문화지원상 단체부문 퍼플레이컴퍼니
신진여성문화인상 8인 수상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각 분야에서 성평등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선 문화예술인을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2021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이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대표 임인옥)가 주최하고 (주)여성신문사(사장 김효선)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은 문화를 매개로 양성평등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한 문화인과 단체를 선정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상이다.

이날 임인옥 사단법인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은 14년 동안 139명의 문화예술인을 배출했고 올해에도 13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며 “수상자들이 시상 이후로도 성평등한 문화예술활동을 이어갈 때 이들의 행보를 조명하고 격려하고자 한 양성평등문화상의 시상 목적을 상기하며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간 양성평등문화상 수상자분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영상을 통해 “양성평등 실현에서의 문화의 역할과 중요성에 공감해 양성평등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 문화인들을 격려하는 뜻깊은 상”이라며 “오늘 영예의 수상자들을 비롯해 각자의 자리에서 성차별 없는 문화생태계 조성을 위해 고민하고 애써 오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축사했다.

김효선 여성신문사 발행인은 “우리 사회의 경제 수준은 크게 발전했지만 보다 성숙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절실하다”며 “이를 반영하듯 올해에도 많은 콘텐츠와 문화예술인 후보자들이 사회적 약자문제와 성평등을 주제로 다루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함께 사회의 편견과 차별의 벽에 부딪히면서도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간 여러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며 “여러분들의 문화예술 작업으로 우리 사회 성평등 문화가 한층 성장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이듬 시인이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이듬 시인이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은 시인 김이듬씨가 수상했다. 시인 김이듬씨는 문학을 통해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삶을 깊이 있게 표현함으로써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 신장과 성평등문화발전에 기여했다. 그는 2001년 등단 이후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처한 현실을 주제로 성평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의 시집 『히스테리아』가 2020년 미국문화번역가협회 전미번역상을 수상하면서, 해외 문학계에서도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이듬 시인은 “양성평등문화인상은 저에게 스스로 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현재 작업에 대한 뜻밖의 용기가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시인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과 함께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영화 '벌새' 스틸컷 ⓒ(주)엣나인필름
영화 '벌새' 스틸컷 ⓒ(주)엣나인필름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보라 '벌새' 영화감독이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보라 '벌새' 영화감독이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은 영화 ‘벌새’에게 돌아갔다. ‘벌새’를 만든 김보라 감독은 “양성평등에 기여했다는 의미로 상을 받으니 무척 기쁘다”며 “앞으로도 들려지지 않은 목소리를 위해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각오가 더 생긴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보라 감독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및 상금 500만원이 수여됐다.

퍼플레이 로고. ⓒ뉴시스·여성신문<br>
퍼플레이 로고. ⓒ뉴시스·여성신문<br>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퍼플레이컴퍼니 대표가 양성평등문화지원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퍼플레이컴퍼니 대표가 양성평등문화지원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양성평등문화지원상 단체부문은 국내 유일의 여성영화 스트리밍 플랫폼(OTT)인 퍼플레이를 운영하는 ‘퍼플레이컴퍼니’가 수상했다. 조일지 퍼플레이 대표는 “여성영화를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장을 만들며 성평등 콘텐츠를 선호하도록 문화적 자극을 일으키고자 노력했다”며 “이 상은 앞으로도 열심히 달리라는 격려의 뜻으로 생각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퍼플레이컴퍼니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표창 및 상금 300만원이 수여됐다.

봄날 작가의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반비) ⓒ반비
봄날 작가의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반비) ⓒ반비

양성평등문화지원상 개인부문 수상자로는 책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을 쓴 봄날 반성매매활동가가 선정됐다. 이날 봄날 활동가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대리 수상한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가 수상소감 대신 전했다. 봄날 활동가는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날”이라며 “이 상은 제 개인의 영광뿐 아니라 성매매경험당사자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봄날 활동가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수여됐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문화예술특별상에는 기술 활용 영역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에 대항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랩'이 수상했다. 전유진 여성을 위한 열린 기술랩 대표는 “언제든지 힘들면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는데 힘들 때마다 이 상이 (포기하는 것을) 제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술과 관련해서 특히 여성들에게는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문화가 있는데 이런 인식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자는 △김도희 시각미술가 △김혜미 애니메이션 감독 △박지후(지후트리) 수화 아티스트 △양민영 작가 △임선애 영화감독 △전혜은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연구자 △정세랑 소설가 △천정연 웹툰작가 등 총 8인이다. (가나다순)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도희 시각예술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도희 시각예술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퍼포먼스 비디오 ‘강강술래’를 창작한 김도희 시각미술가는 “전혀 기대하지 않은 상을 받게 돼서 놀랍기도 하고 쑥스럽고 그만큼 영광이다”면서 “많은 동료 예술가들, 특히 여성 예술가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연대해줘서 퍼포먼스 비디오 ‘강강술래’를 만들 수 있었다. 그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혜미 애니메이션 감독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김혜미 애니메이션 감독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영화 ‘클라이밍’을 연출한 김혜미 애니메이션 감독은 “영화 ‘클라이밍’은 꼭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산모의 감정 변화가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지후트리 수화 아티스트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지후트리 수화 아티스트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박지후(지후트리) 수화 아티스트는 “이렇게 귀하고 값진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문화예술은 향유될수록 빛을 발한다고 본다. 앞으로도 언어의 다양성을 보다 다양한 시선에서 표현해내는 것이 문화예술을 즐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양민영 작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양민영 작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운동하는 여자: 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를 쓴 양민영 작가는 “이 자리가 너무 영광스럽고 조금 얼떨떨하다”면서 “많은 여성이 운동에 관심을 두고 즐기기 시작하면서 운동 열풍이 불었다. 앞으로도 여성의 건강을 증진하고 즐거움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보겠다”고 말했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임선애 영화감독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임선애 영화감독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임선애 영화 ‘69세’ 감독은 “우연히 칼럼 하나를 읽고 사각지대에 있던 노인의 성폭력 이야기를 만들게 됐다”면서 “얼마 전에 수상소식을 듣고 해당 칼럼을 찾아봤다. 그 칼럼 출처가 여성신문이었다. 너무 뜻깊은 상을 깊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전혜은 작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전혜은 작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퀴어 이론 산책하기』를 펴낸 전혜은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연구자는 “양성평등문화상에서 제 책 『퀴어 이론 산책하기』를 보고 불러줘서 정말 뜻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상은 제가 잘나서 받은 상이 아니다. 수많은 퀴어페미니스트들이 학문과 운동을 발전시키고 축적해온 성과 위에서 받게 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정세랑 소설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정세랑 소설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시선으로부터,』를 쓴 정세랑 소설가는 “자기 목소리를 가진 캐릭터를 열심히 만들었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쓰는 이야기가 차별과 평등을 말하는 데 너무 느리고 무르고 부족한 게 아닌가 늘 우려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귀한 상을 주셔서 더 멀리 힘 있게 걸어가라는 격려인 줄 알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겠다”고 덧붙였다.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천정연 웹툰 작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일 서울 금천구 랩바모스 스튜디오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21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천정연 웹툰 작가가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웹툰 ‘봄이와’를 그린 천정연 웹툰작가는 “포기하지 않고 버틴 저에게 잘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며 “수많은 전업주부, 워킹맘들의 노고를 기억해주는 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성의 힘과 연대의 힘을 알려준 수많은 멋진 여성들이 있다”며 “그중에서도 여성운동을 하는 저의 직장 대전여민회의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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