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

TAO, 도자, 2018 ⓒ이승희
TAO, 도자, 2018 ⓒ이승희
TAO, 도자, 2018 ⓒ이승희
TAO, 도자, 2018 ⓒ이승희

 

태초에 하느님은 흙으로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들은 그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지금의 나는 그 흙으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나의 작업에 대해 “깨어지기 쉽고 단단한 소재로 휘어지고 유연한 대나무를 표현했다”고 썼다. 그러나 나는 내가 다루는 재료가 깨어지기 쉽고 단단한 재료인 줄을 절실히 느끼지 못했다. 그것은 작업실 안에서의 흙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다정한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내 작업에 대한 비평의 대부분은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경계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평면처럼 보이는 입체를 다시 생각했는지 모른다. 이미지나 글이 없는 종이는 빈 것이 아니라 담아낼 준비가 끝난 그 어떤 것으로 느끼곤 한다.

8㎜ 두께의 평평한 판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탐구, 다른 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을 찾아 보려 길을 가는 중이다. 도자기의 표면은 색이 아니라 빛깔, 고정된 색이 아니라 빛에 의해 늘 변하는 빛깔이다.

흙으로 구워낸 종이 모양의 판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다른 보조재료 없이 그 형태를 영구적으로 지속 시킬 수 있다. 부드러운 흙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오는 모든 우연을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오늘도 마음을 청소하며 정리해 본다.

<작가 약력>

1986 청주대학교 공예과 졸업

<개인전>

1993 <사유된 문명>, 서남미술관, 서울

1996 <사유의 그늘>, 무심갤러리, 청주

2009 <CLAYZEN>, 아트사이드, 베이징, 중국

2013 <TAO>, Shin gallery, 뉴욕, 미국

2017 <TAO: Between Dimensions>, 박여숙화랑, 서울

2019 <TAO: KYOTO>, 뮤지엄이조, 교토, 일본

2020 <공시성>,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등 20여회

 

<단체전>

1994 <해변가에서>, 지바현립미술관, 일본

1997 <흙의 정신전>, 워커힐미술관, 서울

1998 <일상의 신화>, 선재미술관, 경주

200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스페이스 몸, 청주

2005 <SOFT POWER>,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2 <11 Artists with the MACKALLAN>, 아트사이드, 서울

2016 발로히 국제비엔날레, 발로히, 프랑스

2018 <검이불루, 화이불치>, 서화갤러리, 서울

2018 <Infinite Grace>, 워터폴맨션&갤러리, 뉴욕, 미국 등 40여회

<작품 소장>

서울시립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폴란드 크라쿠프현대미술관(MOCAK)

호림박물관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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