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이 답하지 못한 질문들]
21대 국회 발의 자원재활용 법안 살펴보니 ①
일상 속 일회용품 사용 규제부터
빈 병·일회용 컵 보증금 확대 추진까지

2020년 5월30일부터 2021년 10월 12일까지 발의된 법안 중, 쓰레기 분리배출제 개선 등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 쓰레기 자체를 줄이기 위한 법안 16개를 살펴봤다.  ⓒShutterstock
2020년 5월30일부터 2021년 10월 12일까지 발의된 법안 중, 쓰레기 분리배출제 개선 등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 쓰레기 자체를 줄이기 위한 법안 16개를 살펴봤다. ⓒShutterstock

배달음식 한 끼마다, 선거철마다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가 쌓이지 않는 사회. 버린 투명페트병이 그릇으로 되살아나고, 재생원료로 만든 제품을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미래. 불가능한 상상은 아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법안들이다. 2020년 5월30일부터 2021년 10월 12일까지 발의된 법안 중, 쓰레기 분리배출제 개선 등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 쓰레기 자체를 줄이기 위한 법안 16개를 살펴봤다. 다만 아직 통과되거나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없다. 국회의 개선 의지와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대란 막자...일회용 포장재는 가라

코로나19가 부채질한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법안들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톤씩 발생하고, 그중 일회용 포장재 폐기물이 약 60%를 차지한다(환경부, 2020).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6일 대표 발의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은 일회용품 생산단계부터 포장 부자재의 종류와 규격, 포장 공간 비율과 포장횟수의 상한 등 기준을 정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려는 취지의 법이다.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일회용 음료 포장재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도 여럿 발의됐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1월 26일 대표 발의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은 재생 플라스틱 함유율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일회용 음료 포장재만 제조·수입하도록 했다. 환경부 장관이 제조·수입업자들의 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관련 현황과 개선방안을 발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4월 12일 대표발의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도 비슷한 내용이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6월 3일 대표 발의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도 일회용 포장재 제조 시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함유율을 준수하도록 했다.

우리나라의 연간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1년 약 506만톤에서 2017년 약 791만톤으로 약 36% 늘었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소비가 늘면서 포장재 폐기물은 더 급격히 늘고 있다. 소각, 매립,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해양으로 배출돼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연합(EU)은 모든 포장재 폐기물을 2025년까지 65%, 2030년까지 70% 재활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2050 넷제로’ 선언 이후 관련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일회용 PET 음료포장재에 R-PET(재활용된 플라스틱) 사용률을 높이고, 석유에서 추출되는 PET(virgin PET) 사용률을 낮춤으로써 자원순환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월 14일 대구 달서구청 청소차고지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수거한 현수막을 재활용해 낙엽 및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포대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2016년 1월 14일 대구 달서구청 청소차고지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수거한 현수막을 재활용해 낙엽 및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포대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선거마다 쌓이는 현수막 쓰레기 감축 추진

선거는 어마어마한 양의 현수막 쓰레기를 남긴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 동안 발생한 폐현수막 양은 총 1739톤. 이 중 약 408톤(23.5%)만이 재활용됐다(환경부). 주로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 원단을 쓰는 데다, 내용도 특수용액 등으로 기록해 재활용이 쉽지 않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7월 29일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폐현수막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제작 단계부터 재활용이 쉬운 재질과 구조로 만들도록 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규제...포장 쓰레기 줄인 기업 지원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4월 9일 대표 발의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은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규제, 음식 배달 시 일회용품을 무상 제공 규제 등을 담았다. 또 국가와 지자체가 포장재 없이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나 다회용기를 회수·세척해 재공급하는 사업자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빈 병·일회용 컵 등 보증금 확대 추진도

‘재사용 표시’가 있는 유리병, 소주, 맥주, 청량음료 등의 빈 유리병을 가게에 돌려주면 소액의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빈용기 보증금). 2022년 6월부터 커피전문점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을 쓰면 보증금을 내야 한다(일회용컵 보증금). 소비자가 일회용 컵을 매장에 다시 가져다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런 ‘자원순환보증금’ 제도를 알리고 소비자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7월 6일 대표 발의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으로, 자원순환보증금 대상 사업자가 보증금이 포함된 제품 용기에 보증금 액수를 표시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보증금 포함 여부와 액수를 알게 된다면 재활용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이라는 데 착안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4월 12일 대표발의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엔 플라스틱 용기 등 재활용 촉진을 위해 무인회수기를 설치하고, 캔·종이팩·페트병 등으로 자원순환보증금 부과대상을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6월 3일 대표 발의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엔 빈용기 보증금과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따로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내용이 담겼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시 평가 사항에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제품의 감축실적을 포함하도록 한 법안도 발의됐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이 2월 26일 대표 발의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국무총리 훈령)’이 7월 26일부터 시행됐으나, 어 의원은 “법률이 아닌 훈령만으로는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실천을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에코백이 답하지 못한 질문들

에코백, 종이용기 사용, 정확한 분리배출.... ‘일상 속 친환경 실천’ 하면 떠오르는 일들은 정말 친환경적일까? 소비자들의 인식과 현실 간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현실적인 친환경 실천법을 안내한다.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 대안 지원 등 인프라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에게 정부, 기업, 개인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들어본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대부분 ‘재활용 안돼요’...힘 빠지는 배달음식 뒷정리 http://www.womennews.co.kr/news/216567

애써 분리한 우유팩·투명페트병, 뒤섞여 ‘도로 쓰레기’ 됐다 http://www.womennews.co.kr/news/216568

텀블러 220번 써야 일회용컵보다 나은데...재사용률 20% 그쳐 http://www.womennews.co.kr/news/216861

배달음식·선거철마다 쌓이는 쓰레기, 감축 추진한다 http://www.womennews.co.kr/news/217030

‘손톱으로 라벨 긁기’ 그만...잘 분리되는 포장재 제조 추진한다 http://www.womennews.co.kr/news/217031

잘 버린 투명페트병, 식품 용기로 되살아난다 http://www.womennews.co.kr/news/217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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