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과 호주제폐지 간담 등 호평…설문조사 능력 갖춰야

2003 여성부 여성단체 공동협력사업 평가

“실험성은 좋았지만 집행능력은 부족했다.”

지난해 여성단체들이 여성부 공동협력사업으로 펼친 121개 사업에 대해 한양대 행정학과 김태윤 교수는 이 같은 총평을 남겼다.

김 교수는 10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2003년도 여성부 공동협력사업 종합평가회에서 “실험적인 시도와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사업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여성단체들이 많다”며 “하지만 여성단체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집행능력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여성부 공동협력사업 선정위원으로 참여했던 김 교수는 지난해 여성단체 사업을 효율성, 실험성, 확산성, 지역성, 자발성과 지속성 등의 측면에서 분석했다.

특히 그는 여성단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사업의 요건으로 실험성과 지역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준에서 여성환경연대의 여성을 위한 환경건강 포털 사이트 구축, 충남성폭력상담소의 성희롱 없는 열린 학교 만들기, 경북YWCA의 유림과 함께 한 호주제 폐지 간담회 등이 좋은 사업으로 평가됐다. 한편 여성단체들이 양성평등 문화 확산, 여성인권 강화 등 사업을 펼치며 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제시됐다. 치밀한 계획, 사업의 중간평가, 단체간 상호 교류, 사이버 매체 활용, 후속사업의 개발, 집행능력 함양 등이다.

김 교수는 “여성단체들이 집행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여성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단체들은 설문조사를 하지 않거나 했어도 의미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원래 기획했던 방향으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설문조사는 필수적인 만큼 단체들도 설문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성단체들이 언론과 교류를 통해 대중사업으로서 홍보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여성부는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여성부 기획과제, 일반과제에서 공동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중앙과 지방단체를 각각 선정, 총 4개 단체에 대해 시상을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공동협력사업을 펼쳤던 여성단체들은 이날 사업과제에 따라 분임토의 시간을 갖고 여성부와 여성단체 공동협력 사업의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김선희 기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