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클리닝·섬유유연제 금물
미온수에 중성세제로 세탁
통풍 잘 되는 곳에 널어두고
압축팩 말고 살짝 개어 보관

사계절 사랑받고 있는 구스다운(거위털) 이불. ⓒShutterstock
사계절 사랑받고 있는 구스다운(거위털) 이불. ⓒShutterstock

11월 중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구스다운(거위털) 이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스 이불은 가볍고 따뜻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잘만 간수하면 오래도록 보송보송한 촉감과 포근한 느낌을 즐길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침구 브랜드 소프라움, 알레르망 관계자로부터 구스이불의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세탁법과 보관법을 들어봤다.

구스다운 이불은?

구스다운은 폴리에스터나 목화솜, 양모 등 이불 충전재 중 가장 가볍다. 털끼리 얽히면서 사이사이에 공기층이 생긴다. 통기성도 좋다. 스스로 숨을 쉬는 소재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해 흡습, 방습 기능도 뛰어나다. 추울 때 사람의 털이 곤두서는 것처럼 거위털 깃가지들이 곤두서면서 구스이불 자체의 부피가 커져 공기를 더 많이 가두고 보온성이 높아진다.

호텔에서 널리 쓰이는 침구인데, 호텔에서 휴식을 즐기는 ‘호캉스’족이 늘면서 구스 이불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프리미엄 침구로 구스 이불을 찾는 소비자도 많다. 속통과 커버가 분리된 제품도 있고, 다양한 무늬의 차렵이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목화솜이불이나 극세사 이불보다 고가지만 관리만 잘하면 사계절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동물복지’ 구스다운 이불 제품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RDS(Responsible Down Standards·책임 다운 표준)’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을 찾으면 된다. 살아있는 거위의 털을 마구 뜯는 잔혹한 방식이 아닌, 자연스럽게 떨어진 털을 줍는 등의 방식으로 깃털을 모아 만든 제품이라는 뜻이다. 거위 사육 환경부터 깃털 채취, 가공까지의 전 과정이 동물복지 시스템을 따랐음을 입증하는 마크다. 미국의 비영리 섬유전문협회인 TE(Textile Exchange)가 2014년 만들었다. 국내 시판 브랜드 중에서는 소프라움, 홈바이템퍼, 19V69 ITALIA 등이 RDS 인증 구스다운을 사용한 침구 제품을 내놓고 있다.

소프라움과 롯데백화점이 공동제작한 한정판 구스이불 ‘쇼핑2021’. ⓒ소프라움
소프라움과 롯데백화점이 공동제작한 한정판 구스이불 ‘쇼핑2021’. ⓒ소프라움

구스다운 이불 세탁은?

중성세제로 물세탁하면 된다.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표준 사용량만큼 넣고 섬세 코스(울코스)로 단독 세탁한다. 시판 다운패딩 전용 세제를 써도 된다. 섬유유연제, 탈취제는 안 쓰는 게 좋다. 발수성이나 땀을 배출하는 투습성을 손상할 수 있어서다. 피부에 닿아 때가 타거나 얼룩이 묻었다면 세탁 전 해당 부위에 미리 중성세제를 발라 때를 불린다.

집에서 세탁하기 까다로워 세탁소나 업체에 맡기기도 하지만, 어차피 물세탁을 한다. 너무 크고 두꺼운 이불이 아니라면 집에서도 충분히 세탁할 수 있다. 구겨 넣지 말고 잘 접어 돌돌 말아 넣고 세탁한다.

드라이클리닝은 금물이다. 거위털은 0.5~1%의 유분(기름)을 함유하고 있다. 드라이클리닝 방식대로 유기용제(기름성 물질)로 세탁하면 유분이 녹아 털이 푸석푸석해지고 탄력과 보온성이 떨어진다.

말릴 때는 이불이 덜 마른 채로 넓게 펼쳐 털이 뭉치지 않게 손으로 툭툭 털듯이 골고루 두드려 펴준다. 그래야 공기층이 살아난다. 고온건조는 금물이다. 건조기를 사용하려면 송풍건조나 이불털기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침구업계 관계자는 “구스다운 이불은 가능하면 자주 빨지 않는 게 좋다. 물빨래해도 깃털의 기름 성분이 씻겨 나가기 때문”이라며 “커버를 씌워 쓰다가 커버만 세탁하고, 속통은 1~2년에 한 번, 혹은 계절이 바뀔 때 한 번 정도만 세탁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알레르망 폴란드 구스다운 차렵이불. ⓒ알레르망
알레르망 폴란드 구스다운 차렵이불. ⓒ알레르망

구스다운 이불 보관은?

거위털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평소 통풍이 잘되는 곳에 널어둔다. 자고 나면 이불을 바로 개지 말고 먼지를 턴 후 그늘에 잠시 널어놓는 것도 좋다.

압축팩을 사용하면 안 된다. 깃털의 복원력을 망칠 수 있다. 털 사이사이 공기가 빠지지 않도록 살짝 개거나 돌돌 말아 부직포 가방 등에 넣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 신문지를 이불 사이에 살짝 넣어두거나 제습제를 한두 개 넣어둔다.

(도움말 : 소프라움, 알레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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