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광주광역시 일대 개최
54편 전편 무료 상영...온·오프라인 병행
개막작은 윤가현 감독 ‘바운더리’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김채희)가 9일부터 14일까지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광주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3, 광주독립영화관, 광주여성영화제 온라인 상영관에서 개최된다. 올해의 캐치프레이즈는 ‘선을 넘다’다. ‘선을 넘는 여성들의 연대’로 다양성과 평등의 시대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9일 저녁 7시 광주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총 54편(장편 21편, 단편 33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윤가현 감독의 ‘바운더리’다.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이후 ‘불꽃페미액션’을 결성,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한 윤 감독과 친구들의 4년간의 활동을 기록했다. 여성들에게 밤거리를 돌려주기 위한 ‘밤길걷기 집회’, 여성의 가슴 해방을 주장한 ‘찌찌 해방 운동’, 여성의 겨드랑이털을 가시화한 ‘천하제일 겨털대회’ 등, 여성의 몸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갖는 차별적 시선에 당당히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갈등하고 번민하고 성장해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영화제 측은 “금기된 선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가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과 힘을 줄 것으로 기대해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윤가현 감독의 ‘바운더리’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윤가현 감독의 ‘바운더리’

이외에도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 ‘그레타 툰베리’, 여성들의 치열한 노동 현장을 그린 ‘미싱 타는 여자들 : 전태일의 누이들’, ‘평행선’과 ‘페미니즘 리부트’를 그린 ‘암탉이 울면’, ‘불꽃페미액션 몸의 해방’, ‘애프터 미투’, 팬덤 문화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고 그 주체가 직접 위로를 건넨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온 ‘성덕’ 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폐막작은 ‘무민’ 작가로 알려진 토베 얀손의 삶과 사랑을 재조명한 영화 ‘토베 얀손’이다.

올해 온라인 상영작은 영화제가 광주의 여성 감독들과 함께 제작한 ‘어쩌다 십년’, ‘엄마가 60살이 되기 전에’, ‘돌아가는 길’, ‘결혼별곡’ 총 4편이다.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 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올해는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총 20회 열린다. 감독 32명이 참여한다. 디지털 아동 성착취를 고발한 영화 ‘#위왓치유’ 상영 후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 최초 보도자·신고자인 ‘추적단 불꽃’과 함께하는 ‘추적단 불꽃의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영화 ‘우리, 둘’ 상영 후에는 레즈비언 스트리머 예지주가 진행하는 ‘예지주의 레이디 상담소’ 토크가 이어진다. 영화 ‘Out: 이반 검열 두 번째 이야기’ 상영 후에는 여성영상집단 ‘움’ 20주년을 기념해 ‘백 투더 레전더리’ 코너가 마련됐다. 이영, 이혜란 감독, 홍소인 프로듀서가 참여해 여성 영화인으로 살아온 지난 20년 등 이야기를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하는 ‘공개방송 씨네페미클럽’에서는 변영주 감독과 홍성은 감독이 ‘광주여성영화제 벡델초이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 산업 내 성평등, 여성영화의 의미를 함께 조명한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귄 단편경선’에는 지난해보다 3배가량 많은 총 526편이 출품돼, 12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과 관객심사를 통해 귄 작품상(상금 100만원), 귄 특별상(상금 50만원), 귄 관객상(상금 50만원) 총 3개 부문을 시상할 예정이다. 본선 심사위원으로는 영화 ‘프랑스 여자’의 김희정 감독, 김란희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11회 귄 단편경선 작품상 수상작 ‘술래’의 김도연 감독이 위촉됐다. 관객 심사단 30명이 본선 진출작 12편을 관람한 뒤 직접 귄 관객상을 선정한다. 시상은 폐막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오후 4시마다 열리는 네트워크 시간 ‘네:시’가 세 차례 열린다. 지역 간 경계를 넘어 더 많은 여성들이 연대할 수 있도록 마련한 교류의 장이다. ‘광주에서 영화하는 여자들’, ‘광주에서 예술하는 여자들’, ‘지역여성영화제 네트워크(서울, 제주, 대구, 인천, 전북여성영화제 등)’로 구성됐다.

광주부터 홍콩, 미얀마까지 이어진 아시아 여성들의 민주화 열망을 확인하고, 여성과 민주주의의 동시대적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기획전시 ‘오월의 미얀마’도 열린다. 10일부터 14일까지 광주영상복합문화관 1층 로비에서 볼 수 있다.

김채희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오랜 코로나의 끝자락에, 곧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안전한 영화제를 치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라며 “광주여성영화제라는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소통하기를 원한다”라고 전했다. 모든 상영작과 프로그램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www.wffi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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