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미 노동부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미 노동부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대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세계경제에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1년만에 최고를 기록하고, 중국의 생산자 물가지수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물류대란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 미국 소비자물가 6.2% 상승..1990년 이후 최대폭

미국의 물가가 31년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각)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급등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9%를 넘어선 것으로, 1990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5개월 연속 5% 이상 상승률을 찍은 것이기도 하다.

전달에 비해서도 0.9%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인 0.6%를 상회했다. 최근 4개월 사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4.6%, 전달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1991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미국인의 재정 형편을 악화시킨다”면서 “이를 추세를 뒤집는 것이 나의 최우선 사안”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급속한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라면서 “국가경제위원회(NEC)에 이러한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이 분야에서 벌어진 시장 조작이나 바가지 씌우기를 반격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 중국 생산자물가 13.5%..관련기록 작성 이후 최고

중국의 생산자 물가지수가 관련기록 작성 이후 26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의 생산자 물가지수가 지난해 10월보다 13.5% 상승했다. 이는 1996년 10월 국가통계국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력난까지 겹쳐 생산재 공급도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실제 석탄채굴 및 세광 업종의 가격이 전 동기 대비 103.7% 폭등했다. 

생산자 물가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에도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10월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같은달보다 1.5%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인 0.7%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1.4%를 웃도는 것이다.

국가통계국의 이코노미스트인 둥리좐은 "국제 수입 요인과 국내 에너지 및 원자재의 타이트한 공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유가 상승과 석탄가격이 톤당 2301위안(약 43만원)에 달하는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지수 급등의 주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이 전년 대비 17.9% 상승했으며, 석탄 가격은 103.7% 폭등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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