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숙 “‘길을 내겠다’는 미친 꿈, 올레길 위의 사람들이 이뤄냈다”
서명숙 “‘길을 내겠다’는 미친 꿈, 올레길 위의 사람들이 이뤄냈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11.12 10:52
  • 수정 2021-11-15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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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WCA연합회·한국씨티은행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김초엽 작가·김연경 선수 수상

 

11일 서울 중구 서울YWCA 강당에서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장, 김초엽 작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한국YWCA연합회
11일 서울 중구 서울YWCA 강당에서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장, 김초엽 작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한국YWCA연합회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와 한국씨티은행(행장 유명순)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YWCA 강당에서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대상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수상했다. 서명숙 이사장은 제주올레를 시민이 주도하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변화의 모델로 정립했다. 또한 이를 여러 지자체에서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공헌하는 등 건강한 사회변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여행문화 창출에 기여해왔다.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한 김초엽 작가는 사회 속 약자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글을 통해 따뜻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화·예술계의 젊은 여성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SF소설을 통해 소수자와 사회적 차별 등 현실 문제를 깊이 있고 신선한 시각으로 조망해 소수자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하며 도전정신과 국제적인 여성 리더십을 발휘해 한국 스포츠계의 여성 위상을 굳건히 하는 데에 공헌한 김연경 선수은 특별상을 수상했다. 

11일 서울 중구 서울YWCA 강당에서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YWCA연합회
11일 서울 중구 서울YWCA 강당에서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YWCA연합회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축사에서 “우수한 여성 인력의 사회 진출은 경제 발전뿐 아니라 사회의 다양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지식정보사회의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며 “한국씨티은행은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리더십을 위해 한국여성지도자상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상자의 소감 전문.

[대상]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위로가 되는 길을 낼 수만 있다면”

“단상에 오르기 전 화면에서 너무 많은 말을 한 관계로 소감을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현장의 울컥하는 마음을 담아 말하겠다. 어머니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을 제주에서 꿈꾸셨다. 초등학생인 제게 임영신 장관, 황산성 장관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분이다. 신문사 편집장을 그만두고 산티아고에 간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한라산이 폭발하듯 폭발하셨다. ‘글 쓰는 사람이 왜 길을 내느냐’고 나무라셨다. 저는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길을 낼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어머니의 실망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도 인정하지 않았던 미친 꿈을 제주도민 덕에 이룰 수 있었다. 해녀는 바다로 가는 길을 내주시고 바다목장 같은 아름다운 사유지를 내주신 분들도 계셨다. 그래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그 길에서 행복과 치유와 힐링을 경험한 분들이 후원을 해주시고 길에 리본을 달아주시고 길을 보호하기 위해 예초도 해주셨다. 자원봉사자들의 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올레길이 14년 동안 대한민국 사람들의 행복과 치유를 낳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새로운 미친 꿈을 인정하고 응원해주신 100년 전통의 한국YWCA 운영위원들에게 감사한다. 19년에 걸쳐 YWCA에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한국의 여성에게 꿈을 이뤄주는 한국씨티은행에도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제가 15년 동안 나름 많은 상들을 받았는데, Y에서 주는 상을 받으니 더 많은 축하를 받는 것 같다. Y의 운동은 대중운동의 근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젊은지도자상] 김초엽 작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세계를 그리는 작가로”

“우선 너무 큰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 젊은지도자상을 받는다고 연락이 왔을 때 깜짝 놀랐다. 소설가로 데뷔한 이후 상을 받을 일이 있다면 문학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상을 주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동안 내가 속해 있는 세계를 한정짓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작가들에게 주는 문학상이라는 것은 작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상이지만, 젊은지도자상은 제 작품이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서 문학상을 받는 것만큼 큰 의미가 있다. 감사드린다. 과학소설이라는, SF라는 장르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제 소설에는 우주, 로봇, 사이보그, 외계인 이런 이상한 존재가 많이 나오는데 저도 처음 소설을 쓸 때는 외계인이 좋아서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쓰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SF에 다른 의미들이 많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외계인과 살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지구에 사는 지구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실제로 SF에 등장하는 로봇이나 외계인 같은 타자들은 사회에서 소수자를 대변하는 일종의 비유로서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제가가 요즘 생각하는 SF는 다양성의 세계로 나아가는 일종의 우회로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제가 칼럼, 픽션을 썼다면 조금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했을 거다. ‘우린 다양성의 세계로 가야한다’, ‘차별을 하면 안 된다’라고. 소설이라는 장르는 그것보다는 돌아서가고 천천히 가는 장르다. 그래서 차별이나 다양성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포용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독자분들의 리뷰를 보면 제가 생각하는 다양성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조차도 소설을 재밌게 읽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분들이 많았다. 오늘날 문학의 역할이 있다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조금 다른 세계를 부어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제가 특별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제 독자 분들 중에 저와 비슷한 세대의 20~30대 여성들이 많은데 그들이 소설을 읽고 해준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지금까지 여러 콘텐츠를 보면서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여성들이 없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제 소설을 보면서 모든 주인공이 여성이고, 여성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것을 보며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런 리뷰를 볼 때마다 현실을 비판하고 날카롭게 바라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가보고 싶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한 세계를 픽션으로 먼저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가보고 싶은 이상향의 모습을 소설을 통해 그려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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