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춘천시 '소양강처녀상' 인근서 개최

 ‘제1회 춘천퀴어문화축제’가 20일 춘천시 소양2교 인근 소양강처녀상 앞 간이무대에서 열렸다. ©이경순 기자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문화행사, ‘1회 춘천퀴어문화축제20일 춘천시 소양2교 인근 소양강처녀상 앞 간이무대에서 열렸다.

'소양강퀴어'를 주제 아래 열린 이번 행사에는 성소수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강원대학교 페미니스트네트워크, 대학생기후행동 강원지부, 미래를 위한 예비교사모임 오늘, 춘천여성민우회, 춘천여성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노동당 춘천당협, 춘천 녹색당, 정의당 춘천시위원회, 진보당 춘천지역위원회,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큐앤에이 등 21개 단체 참여자 150여명이 참가했다.

그동안 서울, 인천, 대구 등 광역단체를 제외하면 시 단위에서 퀴어축제가 열린 곳은 제주, 전주 등에 그친다. 인구 30만명 미만의 춘천시에서 퀴어축제가 열린 것은 의미가 크다.

춘천퀴어문화축제는 '소양강 처녀상' 앞 간이무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 20분까지 2시간여 열린 소양강퀴어는 댄스공연으로 막을 열고 참여단체 소개,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 추모사 낭독, 시민들의 개회선언낭독, 시가행진으로 이어져 공지천 의암공연에서 막을 내렸다.

축제가 열린 무대 부근 소양강 처녀상은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가요 소양강 처녀의 인기에 힘입어 춘천시가 200410월 제작, 설치한 것으로 이 곳에서 축제가 열린 것도 상징적이다.

퀴어문화축제 측은 "소양강 처녀'의 처녀는 여성의 순결성을 강조하고 성별 이분법적인 구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용어이며 노래 속 이미지도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수동적인 여성상을 묘사한다"며 "우리는 소양강 처녀를 소양강 퀴어로 만들고자 한다. 혐오에는 사랑으로, 차별에는 연대로 대항하자"고 외쳤다. 또 "하루 만이라도 당당하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고 이 날의 기억으로 다른 날들을 살아갈 수 있게, 나아가 매일 매일이 오늘같은 날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소양강 처녀상- 춘천역- 중앙로터리-공지천에 이르는 2km 가두행진을 펼쳤다. 

이날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이기도 했다. 트랜스해방전선 소속 트해(혜연)는 추모사에서 먼저 간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하며 부디 당당하게 로 죽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소양강 처녀상- 춘천역- 중앙로터리-공지천에 이르는 2km 가두행진을 펼쳤다. 이들은 차별은 메롱메롱, 혐오도 메롱메롱’, ‘우리가 여기 있다. 우리와 연대하자’, ‘춘천을 퀴어하게, 소양강 퀴어를 연호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을 외치기도 했다.

춘천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월부터 춘천 지역 진보 시민단체와 연대해 축제를 준비했다. 춘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최정희씨는 "춘천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 약자들에게 안전하고 차별없는 춘천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적 성향의 춘천시민들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끝난 이번 축제를 통해 인권의식이 확장되고 포용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행사가 인권축제였음을 강조했다.

이날 축제장 인근에서 축제퀴어 문화축제 반대 모임도 열려 만약의 사태를 우려한 경찰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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