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플라스틱·실리콘 등 재질 다양
원목 도마. 속까지 마르려면 24시간 걸려
2년 되면 새것보다 세균 3배 증가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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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사용하는 도마(748)의 세균 수가 화장실 변기(9) 세균 수의 수백 배라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YTN사이언스). 요리 재료를 다루는 만큼 음식찌꺼기가 붙어 세균의 영양분이 되는데다 축축한 채로 상온에 두다 보니 온갖 세균이 득실거린다는 것이다. 

평소 세제와 뜨거운 물로 잘 닦는다고 해도 속까지 마르자면 24시간은 족히 걸리는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세균 수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실제 나무 도마의 경우 사용 초기엔 세제에 의해 세균의 75%를 없앨 수 있고, 만 2일 간 건조하면 5%까지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도마를 1년 넘게 사용하다 보면 평균 잔여 세균의 수가 새 것의 3배로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도마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도마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도마의 수명은 얼마나 되는 걸까. 재질 혹은 사용빈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도마의 재질은 원목, 플라스틱, 실리콘 등 다양하다. 또 육류용·생선용·과일·채소용을 따로 사용하도록 구성한 세트상품도 있다. 육류와 어패류의 세균이 과일이나 채소에 전이되거나 냄새가 스밀 가능성을 예방하자는 차원이다.

실제 달걀과 닭, 오리 등엔 살모넬라균, 어패류엔 장염 비브리오균, 채소류엔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병원성 대장균같은 식중독균이 생기기 쉽다.

나무·플라스틱·실리콘…재질도 다양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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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요리와 함께 플레이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원목 도마가 유행하고 있다. 원목 도마는 플라스틱 도마에 비해 칼질이 부드러워 사용하기에 편하다. 하지만 나무 도마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할 위험이 높다. 나무 특성상 칼질 후 흠집이 생기는 데다 물기를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음식찌꺼기가 남기 때문이다. 세제를 묻힌 솔로 닦고 뜨거운 물로 헹군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데서 말려야 한다. 주기적으로 도마 표면에 오일 코팅을 해주는 것도 괜찮다. 그렇더라도 1년이 넘으면 세균 범벅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플라스틱도마는 나무 도마보다 흠집은 덜 나지만 역시 오래 사용하면 칼자욱이 나게 마련이다. 향균 성능 검사 마크를 획득한 제품들이 있지만 역시 사용하다 보면 플라스틱 보풀이 생기면서 군데군데 파이는 만큼 항균 기능이 계속 유지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실리콘 도마는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끓는 물에 삶는 식으로 소독할 수 있지만 그 또한 오래 썼을 때의 흠집은 피하기 힘들다.

일본엔 '도마 버리는 날' 있다?

세균 덩어리라는 도마. 그런데도 유효기간이 없다. '알아서' 바꿔 쓰라는 얘기다. 일본은 지역에 따라 1년에 한번 도마 버리는 날을 둔 곳이 있다고 한다. 하루 날을 잡아 다들 쓰던 도마를 버리고 새 것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닳거나 망가지지 않은 물건을 버리는 일은 어렵다. 주방용품이 바로 그렇다. 우리집 도마는 몇 년짜리일까. 세균 범벅 도마의 위험을 지적하는 이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은 바꾸는 게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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