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필터샤워기 20개 중 7개
잔류염소 제거성능 미흡
시험성적서도 없이 팔기도
한국소비자원, 개선 권고

‘수돗물 잔류염소 100% 제거’ 효과를 강조하는 시판 욕실용 필터샤워기 제품 20개 중 7개는 성능이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Pixabay
‘수돗물 잔류염소 100% 제거’ 효과를 강조하는 시판 욕실용 필터샤워기 제품 20개 중 7개는 성능이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Pixabay

흔히 쓰는 욕실용 필터샤워기, 정말 광고대로 효과가 좋을까? ‘수돗물 잔류염소 100% 제거’ 효과를 강조하는 시판 필터샤워기 제품 20개 중 7개는 성능이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욕실용 필터샤워기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를 11월 30일 발표했다. 이 중 7개 제품(35.0%)은 잔류염소 제거율이 80% 미만에 그쳤다. 물쎈 맥반석 3중필터 수압상승 샤워기(네이쳐리빙), 토소웅 음이온 비타클리닉 샤워(만통), 정수샤워기(영스타), 녹물제거 필터샤워기(한남제약), 퓨링 필터샤워기(화랑), 3중 필터샤워기 1P(슈네이처), UH 정수샤워기 1단(UH홈데코스토어)이다.

이중 네이쳐리빙, 영스타, 한남제약, 화랑, 슈네이처, UH홈데코스토어 6개사 제품은 잔류염소 제거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 성적서 같은 근거 자료도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토소웅 제품은 잔류염소 제거율 100% 시험성적서를 보유했으나 성능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이들 7개 제품 판매사에 온라인 판매 페이지 표시·광고에서 잔류염소 제거 효과와 관련된 문구를 삭제할 것을 권고했고, 사업자들은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

욕실용 필터샤워기 잔류염소 제거 광고 예시. ⓒ한국소비자원 제공
욕실용 필터샤워기 잔류염소 제거 광고 예시. ⓒ한국소비자원 제공

낡은 수도관서 불순물·소독약 냄새 등
불편 호소 늘면서 필터제품 각광

필터샤워기는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 위생적으로 쓰기 위해 욕실 샤워기 헤드에 필터를 결합한 제품이다. 녹물, 이물질 등을 물리적으로 흡착하는 일반 필터샤워기, 비타민C를 첨가해 잔류염소를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비타민 필터샤워기 등이 있다.

수돗물 불순물의 주원인은 수도관 노후화다. 낡은 배관은 녹, 미세 플라스틱, 세균 등 유해물질로 가득하다. 정수장 관리 부실도 수돗물 안전을 위협한다. 2020년 인천 등지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 사태의 주원인이었다. 수돗물을 받아 마셨더니 소독약 냄새가 난다면, 정수 과정에서 멸균을 위해 넣는 염소가 남아 있어서다. 여러 불편을 겪거나 우려해서 집 수도꼭지에 필터를 장착해 사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필터샤워기는 KC인증제 제외
소비자원 “인증 의무화·필터 성능 기준 필요”

하지만 소비자원은 필터사워기의 안전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수돗물과 접촉하는 수도꼭지 등 수도용 자재·제품은 위생안전기준에 따라 KC인증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욕실용 필터샤워기는 수도용 제품임에도 인증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현행 위생안전기준은 수도용 제품 자체의 ‘유해물질 용출’ 기준만 규정하고 있다. 필터를 사용하는 제품의 성능 기준은 없어 관련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예를 들면 샤워기 필터는 정수기에 사용되는 필터라서 기공이 5㎛(마이크로미터) 정도로 크다. 평균 0.1~2㎛의 미세 플라스틱과 세균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환경부에 ▲욕실용 필터샤워기의 KC인증 의무화, ▲필터를 사용하는 수도용 제품에 대한 성능기준 신설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개인도 샤워기 위생 관리에 힘쓰는 게 좋다. 샤워기 헤드는 늘 습해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주기적인 청소와 교체가 필요하다. 교체 주기는 2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6개월에 한 번은 샤워기 내 살수판을 청소하면 도움이 된다.

도움 : 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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