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창의 교육 위해 대회 열고
개도국 지식재산권·발명 교육도
WWIEA회원, 46개국 12만명

한미영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 회장 ⓒ홍수형 기자
한미영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 회장 ⓒ홍수형 기자

한미영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WWIEA) 회장은 발명의 세계에선 ‘대모’라 불린다. 지난 20년간 ‘초보’ 여성 발명가에게 지적재산권을 손에 쥘 수 있게 안내하고, 창의 교육의 중요성

을 알리기 위해 청소년 대상 세계대회를 개최했다.

여성들이 내놓은 생활 속 아이디어를 두고 “그게 무슨 발명이냐”는 핀잔에 아랑곳하지 않고 ‘생활발명’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인식 변화에도 나섰다. 한 회장은 “우연한 계기로 여성과 발명을 업으로 삼는 단체에 발을 들이게 됐지만 이제는 평생의 소명이 됐다”며 “여성들의 지식재산권 향상과 국가별 경제 발전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 회장이 이끄는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는 여성발명인들의 국제적 네트워크이자 협력기구다. 설립과 동시에 UN 지식재산기구(WIPO)의 후원을 받으며 세계적 단체로 발돋움했다. 현

재 46개국 60개 단체가 가입해 12만명 이상의 회원을 두고 있다.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을 지낸 한 회장은 2008년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를 창설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금속회사인 가업을 이어받은 그는 당초 발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발명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여성 기업인을 돕고 싶은 마음에 한국여성발명협회 이사직

을 수락하면서다. 처음 회장직을 맡은 2001년 “3년 만 최선을 다하고 본업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그는 발명계에서 헌신하고 있다.

“여성들의 발명은 생활 속 발명이라고 해요. 살면서 불편함을 참지 마세요. 좋은 생각이 나면 바로 메모하세요. 생활의 편리함을 찾아가는 길이 바로 발명의 첫걸음이거든요. 흔히 발명을 과학자, 기술자만 할 수 있는 거창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첨단기술이 아닌 일상 속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는 ‘생활발명’도 아주 실용적인 발명입니다. 사업성만 있으면 생활 속 아이디어로 실용신안 등록이 가능하고, 이런 발명으로도 여성들의 경제력

을 향상시킬 수 있어요.”

한 회장은 “한국이 세계적인 지식재산권의 중심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여성발명기업인협회는 매년 개발도상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창의성 개발 교육을 진행한다. 아랍 여성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세계청소년올림피아드도 개최한다.

‘씨드 프로젝트’(Seed Project)는 개발도상국 여성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교육과 발명 교육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위공무원, 대학 총장, 오피니언 리더 등이 참여하는 일종의 정

책 제안 프로젝트다. 2주간의 교육을 통해 아이디어·발명·혁신·지식재산권을 뜻하는 ‘4I’의 씨앗을 전하고, 이들은 각나라로 돌아가 국가 정책 수립에 주요 역할을 한다. 지식재산권은 일반적으로 특허권·실용신안권·상표권·디자인·저작권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한국은 지식재산 강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1999~2020년) 국내 특허 출원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5%로, 세계 5대 특허청(IP5)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빠르게 특허출원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의 특허출원 비중이 높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중소기업이 대기업 출원량을 넘어섰다.

“국제 워크숍의 하나라고 볼 수 있죠. 2012년도에 WIPO에서 같이 하자고 손을 내밀었어요. 한국은 지식재산권 5대 강국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여성 발명에 대해서는 체계성이나 적극적인 면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고요. 협회가 이 분야에서 공신력과 전문성을 지닌 만큼 교육을 제공한다면 국가 간 지식재산권 격차도 감소할 수 있다고 봤어요. 나아가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세계의 중심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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