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피해여성 보호 국가가 나선다
성매매 피해여성 보호 국가가 나선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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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국회 통과 의미
매매춘 강요 최고 10년징역·1억 벌금선 불금·폭행·감금 등 업주 횡포 쐐기 자활시설·쉼터 적극적 정부 지원 기대

성매매 알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여성에 대한 보호를 구체화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이 2일 16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가까스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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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군산 성매매 집결지 화재 참사에서 비롯된 성매매방지법 제정 운동이 4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성매매방지법 초안을 마련하고 법 제정 운동을 펼쳤던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새움터 등 단체들은 “사회적으로 외면당해 오던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보호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환영 성명을 밝혔다. 성매매방지기획단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입법 활동을 주도해 온 여성부 역시 “우리 사회의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의를 평가했다.

이번에 통과된 성매매방지법은 무엇보다 1961년 제정된 윤락행위 등 방지법의 여성인권 침해적인 내용을 대폭 전환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즉, 윤락행위 등 방지법이 성매매관련법 제정으로 폐기되면서 여성만을 죄악시해 온 '윤락'이라는 용어가 '성매매'로, 성매매 피해여성이 범죄자에서 피해자로 바로잡히게 된 것이다. 특히 선불금, 폭행, 감금 등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 등을 '피해자'로 보고 형사처벌을 면제하도록 한 것은 중요한 변화다.

또한 여성들이 성매매에서 벗어나는 데에 걸림돌이 돼 온 선불금이 계약의 형식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모두 무효가 됐다. 그 채권을 양도하거나 채무를 인수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폭행, 협박 등으로 성매매를 강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소위 '포주'라 불리는 성매매를 알선한 자에 대해서도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성매매 관련 광고를 해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단순히 성매매를 한 사람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이외에도 성매매 강요, 성매매 알선, 성매매 관련 광고 등 범죄로 인해 얻은 금품과 재산을 몰수 추징할 수 있게 됐다.

성매매방지법 제정에 대해 성매매여성을 지원하는 현장 활동가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으로 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일침도 잊지 않았다. 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최정은 사무국장은 “이제까지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을 책임지고 지원을 확대한다니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최 사무국장은 “성매매 현장을 탈출한 피해여성들이 관련 보호시설의 정원을 늘 웃돌지만 현재 전국 선도보호시설 26곳만이 정부 지원을 받고 쉼터 몇 곳이 로또기금 혜택을 얻는 것이 전부”라며 “법 통과로 탈성매매여성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보호시설과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매매피해여성 재활지원을 위한 다시함께센터 조진경 소장은 “이제 피해여성들이 교육과정, 자활시스템을 통해 사회에 통합되고 일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기 위한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법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성매매 현장과 수사기관 등에 배포해 제정된 법이 사문화되지 않고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연합 조영숙 사무총장 역시 법 집행에서 경찰과 검찰 등 수사당국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의 인식전환을 강조하고 “더불어 기업, 군대, 학교 등의 남성중심 조직문화와 음주문화, 특히 접대문화 등 굳어진 관행의 탈피가 시급하다”며 사회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조 사무총장은 “불법적인 성매매업소를 폐쇄하는 행정처분 조항 등 원안에서 빠진 내용은 앞으로 지속적인 법률개정활동을 통해 보완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성착취 피해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법률지원단에서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법률지원을 이끌고 있는 강지원 변호사는 “법 제정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피해여성 20명의 업주에 대한 15억3천여만원 손해배상 소송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그 동안 피해여성들이 가해자로, 형사 입건 처벌되는 대상으로 인식돼 법조인으로서 부당성을 통감해 왔다”며 “법 통과로 성매매 피해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형사고소를 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고 법 의의를 해석했다.

한편 이날 국회를 통과한 성매매관련법들은 6개월 뒤인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성매매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운동은 2000년 군산 대명동의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의 여파로 여성계가 성매매 문제를 여성운동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성계의 입법 청원 운동을 바탕으로 2002년 9월 당시 민주당 조배숙 의원이 성매매보호법안과 처벌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성매매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주요 과정은 아래와 같다.

2000. 9. 군산 대명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2001. 1.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매매방지법제정 특별위원회 구성

2001. 11.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매매보호처벌법 입법 청원

2002. 9.11 조배숙의원 등 86명 의원 성매매보호법안과 성매매처벌법안 발의

2002.10.24 성매매보호법안 국회 여성위원회 상정

2003. 4.24 성매매처벌법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2003. 7. 1 법제사법위원회 성매매처벌법안 공청회 개최, 법무부 대안 제출 의결

2004. 2.26 법제사법위원회 성매매보호법안과 처벌법안 전체회의에서 의결

2004. 3. 2 성매매보호법안과 처벌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김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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