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출판계 휩쓴 여성 작가들
『달러구트 꿈 백화점』 베스트셀러 장기 독주
스타 작가들 신작 잇따라
역사·스릴러·SF...다양한 작품 쏟아져
해외 번역 출간·수상도

2021년 도서 시장엔 한국 여성 작가들의 신작과 화제작이 쏟아졌다.  ⓒ여성신문
2021년 도서 시장엔 한국 여성 작가들의 신작과 화제작이 쏟아졌다. ⓒ여성신문

한국 여성 작가들의 문학·에세이 작품이 빛난 한 해였다.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단연 화제작이었다. 2020년 7월 1권 출시 이래 1·2권을 합쳐 100만부 이상 팔렸다. 교보문고와 예스24 2021 판매량 1위, 알라딘 독자가 꼽은 ‘2021년 올해의 책’ 2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5위 모두 여성 작가 작품이다. 공동 1위는 윤성희 『날마다 만우절』과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으로 각각 11인의 추천을 받았다. 이어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최은영 『밝은 밤』, 김초엽 『지구 끝의 온실』, 정한아 『술과 바닐라』가 2~5위에 올랐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는 알라딘 독자 선정 ‘2021 올해의 책’ 1위, 예스24 5위에 올랐다. 어린이책 편집자 출신으로 독서교실을 운영 중인 김 작가가 교실 안팎에서 섬세하게 관찰해 기록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다. 오은영 박사의 육아서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도 예스24 독자 선정 ‘올해의 책’ 1위로 꼽혔다. 아이를 돌보면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대화법 130가지를 담았다. 육아에 힘쓰는 독자들에게 격려와 위안을 전하며 출간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1년엔 스타 여성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발표돼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5년 만에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펴냈다. 제주 4·3사건을 그린 소설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신경숙 작가는 표절 파문 이후 6년 만에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로 복귀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딸이 아버지의 인생을 되짚어보는 내용이다. 신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날에 저도 모르게 저지른 잘못 때문에 발등에 찍힌 쇠스랑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지냈다”며 ”제 부주의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여전히 표절의 고의는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정유정 작가도 2년 만에 스릴러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으로 돌아왔다. 행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르시시스트 여성 주인공이 결국 가족의 삶까지 파멸시키는 내용이다.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고, 알라딘 의뢰로 출판인 60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은영 작가는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을 펴냈다. 증조모·할머니·어머니·딸 등 4대에 걸친 여자들의 이야기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했고, 대산문학상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김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8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19년 낸 SF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20만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다. 올해 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 『행성어 서점』까지 소설만 3권을 펴냈다.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김원영 변호사와 함께 장애와 과학기술을 논하는 논픽션 『사이보그가 되다』도 출간했다.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는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을 선보였다. 가스라이팅, 불법촬영, 돌봄 노동, 여성 노인의 삶, 페미니즘 내 세대 갈등 등 지금 한국 여성의 일상과 가까운 문제들을 다뤘다. 

서점인들이 뽑은 ‘2021년 올해의 작가’로는 정세랑 작가가 선정됐다. 정 작가는 올해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출간하고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2021년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  ⓒ문학동네
2021년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들. ⓒ문학동네

여성 작가들 국내외 문학상 수상·지명
해외 번역 출간 잇따라

한국 여성작가들이 잇따라 국내외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올라 주목 받았다. 2021년 1월 발표된 제12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자는 대상 전하영 작가를 포함해 7명 모두 여성이었다. 문진영 작가가 단편 ‘두 개의 방’으로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권여선 작가가 단편소설 ‘기억의 왈츠’로 제15회 김유정문학상을 받았다. 

윤고은 작가는 7월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로 아시아 작가 최초로 영국 대거상(The CWA Dagger)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밤의 여행자들』은 최근 프랑스어 번역본이 출간됐고 스페인 등 여러 국가에서 판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9월엔 국내 SF 대표 작가인 김보영 작가의 『종의 기원』이 2020년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1차 후보에 올랐다. 12월 김혜순 시인이 스웨덴 문학상 ‘시카다상’을 받았다. 허영선 작가의 『해녀들』은 일본번역대상 후보에 올랐다. 2022년엔 정유정 작가의 『28』(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작품이 해외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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