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LPG 가격인상 항의시위 격화...사망자 발생·통신 두절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며 시작된 카자흐스탄의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돼 군경과의 무력 충돌로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톨신이 끊겼다.

5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가 이날 최대 도시 알마티 시장 집무실에 난입하자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섬광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부터 빼앗은 곤봉과 방패로 무장했고, 목격자들은 경찰이 시위대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위대의 청사 난입 이후 건물에선 화재가 발생 했다.

또 다른 시위대는 알마티 시내에 있는 대통령 관저로 몰려가 건물을 점령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시위에 참여한 200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알마티시 보건국은 이날 130여 명의 경찰과 50여 명의 시위대를 포함해 약 19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국영방송 카바르24에 출연해 대규모 소요 사태로 인해 보안요원 중에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알마티와 누르술탄 지역에서 전화와 인터넷이 차단되면서 국내외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일부 TV 채널도 방송을 중단했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정부가 추진한 LPG 가격 인상에서 촉발됐다. 

정부가 가격상한제를 통해 생산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던 LPG에 대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지급 중단하자 주요 도시에서 LPG 가격이 2배로 폭등했다.

전반적인 물가 급등이 예상되면서 지난 2일부터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사태가 악화하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알마티와 누르술탄, 시위가 처음 일어난 카스피해 연안 망기스타우주에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수천명의 시민들이 시윙 합세했다.

외신들은 30년 가까이 통치한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세력의 장기 독재와 전횡,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악화한 경제난으로 누적된 불만이 연료 가격 문제로 폭발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