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스트레이트
사진=MBC 스트레이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가 통화 녹취록으로 드러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미투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지은씨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봤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과거 충남지사 시절 수행비서인 김지은씨에게 위력을 동원해 성폭행 등을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아 현재 수감 중이다.

김지은씨는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 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며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갖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16일 김건희씨가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52차례 통화한 녹음파일 중 일부를 공개했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김씨는 “보수들은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야 미투가 별로 안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김씨와 이 기자는 대화 도중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어 김씨는 “그러니까 미투도, 이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트리면서 그걸 잡자 했잖아. 아니 그걸 뭐 하러 잡자햐냐고”라며 “아유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구먼 솔직히.(중략) 나는 좀,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했다.

김씨는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지은씨 입장 전문이다.

김건희 씨 미투 관련 발언에 대한 안희정 성폭력 피해자의 사과 요구

김건희 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습니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습니다.

사과하십시오.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주십시오.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2.1.17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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