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수익 420억원 배분... '50억 클럽' 실명 언급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받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뉴시스여성신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뉴시스여성신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법조계 고위 인사 등에게 분양수익 420억원을 배분하려 한 정황이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 공개됐다. 

19일 한국일보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4) 회계사가 2019~2020년 김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녹취록은 총 10회 분량으로 A4 용지 500페이지 가량이다. 

'김만배·정영학 대화 녹취록'에는 곽 전 의원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2020년 4월 4일 대화를 보면,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잠시 일했던 직원 이름을 언급한 뒤 "그래도 (돈) 많이 받았지. 사람들 참 욕심 많다"며 곽 전 의원을 입에 올렸다. 김씨는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을 챙겨달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3월 24일 정 회계사를 만나 분양수익 420억원 배분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김씨는 “50개(억 원)가 몇 개냐, 쳐 볼게.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전 특검) 곽상도(전 의원)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언론사 회장) 권순일(전 대법관)”이라며 이름을 나열했다. 

김씨가 “그러면 얼마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5억씩입니까, 50억 씩입니까. 50, 50, 50, 50, 50, 50이면 300(억 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성남시의회 쪽 인사 2명에게 총 20억원을 주겠다는 구상도 말한 뒤 “100억원이 남으니 이○○ 것까지는 되네”라고 했다. 이모씨는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다. 이씨는 김씨로부터 100억원을 받아 노목건설업체 대표인 나모씨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잘못하면 너하고 나하고 구속이야(2020년 7월 6일)” “내가 성남을 떠날 것 같니? 내가 밤마다 공무원을 얼마나 많이 만났는데(2020년 6월 17일)” 라는 발언도 있다. 

앞서 50억 클럽 명단이 일부 공개됐을 때 지목된 당사자들은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다. 아직 50억 클럽 중 재판에 넘겨진 인물은 없다. 

곽 전 의원 측은 녹취록이 공개되자 “지난해 법원 영장심사에서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곽 전 의원의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형사사건의 조서, 녹취록, 녹음파일 등이 맥락과 사실관계 확인 없이 유출될 경우 관련 재판과 진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고, 사건 관계인의 명예와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열람·등사한 자료를 재판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출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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