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사흘만에 사망

ⓒ앨라바마대 유튜브 영상
ⓒ앨라배마대 유튜브 영상

미국 의료진들이 돼지 심장을 사람몸에 이식하기 전 유전자 편집된 돼지 신장을 이식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 AP통신에 따르면 제이미 로크 박사가 이끄는 앨라배마대 의료진은 미국이식학회저널(AJT)에 실린 논문을 통해 작년 9월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남성 짐 파슨스(57)의 신체에서 신장을 제거하고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이식했다고 밝혔다.

수술은 파슨스가 뇌사 판정을 받은 지 나흘 뒤인 작년 9월30일 진행됐다. 이번 수술 전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조직 적합성 반응 검사로 수술 가능 여부를 미리 파악했다. 수술 성공으로 검사의 유효성도 검증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식 수술 23분 만에 돼지 신장을 통해 소변을 생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77시간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했다. 이식 과정에 신장 두 개 중 한 개가 손상돼 기능이 다소 약해졌지만 두 개 모두 인체 거부반응은 없었다.

수술을 받은 뇌사자가 돼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은 물론 혈액에서 돼지 세포가 검출되지도 않았다.

3일차에는 이식 대상자의 몸에서 혈액 응고 장애로 과다 출혈이 발생해 신장을 결국 제거했고 환자는 사망했다.

NYT는 최근 돼지 장기 이식에 관한 연구가 잇따라 성과를 내는 가운데 이번 수술은 동료심사를 통과한 의학저널에 실린 첫 신장 이식 연구 성과라고 전했다.

이번 수술을 이끈 로크 박사는 “장기 부족 사태는 우리가 한 번도 해결책을 가져본 적이 없는 위기”라면서 "올해 안에 살아있는 환자에 대한 소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뉴욕대 랭곤헬스 의료진이 돼지의 신장을 ‘체외’에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식 대상자 본인의 신장 2개를 그대로 둔 채, 체외에 돼지 신장을 1개를 연결했다. 이 신장은 54시간 동안 정상 기능했다.

환자의 신장 2개를 모두 제거하고 돼지 신장 2개를 이식한 이번 연구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 11일에는 미 메릴랜드대 의료진들이 유전자편집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의료진들은 9시간에 걸친 수술에서 올해 57세 남성인 데이브 베넷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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