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인기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여성 감금·폭행 등 과도한 폭력묘사 논란
“드라마라지만...” 시청자 항의 빗발쳐

1월 30일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제38회 방영분에는 아버지가 딸의 연애에 반대해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하는 장면이 나온다. ⓒKBS 2TV 영상 캡처
1월 30일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제38회 방영분에는 아버지가 딸의 연애에 반대해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하는 장면이 나온다. ⓒKBS 2TV 영상 캡처

아버지가 딸의 연애에 반대해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하는 장면이 인기 주말드라마에 등장했다. 앞서 남성이 전처를 수차례 폭행하는 장면 등으로 과도한 폭력성 논란을 부른 작품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라지만 범죄 행위를 방송하느냐” “재미로만 보기엔 불편하다” 등 방송사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 30일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제38회에 나오는 장면이다. 극중 주인공 박단단(이세희 분)은 1995년생 입주 가정교사로, 자신보다 14살 연상에 아이가 셋 딸린 홀아비이자 기업 회장 이영국(지현우 분)과 사랑에 빠진다. 박단단의 아버지 박수철(이종원 분)은 둘의 관계에 반대하는데, 이날 방영분에서는 박수철이 이영국 가족과 함께 있는 딸을 막무가내로 집으로 끌고 와 방에 가두는 장면이 나왔다.

가족들이 말려도 박수철은 “헤어진다고 하기 전까지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며 갇힌 딸이 휴대전화와 화장실 사용조차 못 하게 막는다. 다음 날도 “헤어진다고 할 때까지 절대 밥을 주지 말라”고 가족들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이영국과 그의 아들들이 집을 찾아와도 풀어주지 않는다.

1월 9일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방영분에는 분노한 남성이 전처를 폭행하고 협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KBS 2TV 영상 캡처
1월 9일 방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방영분에는 분노한 남성이 전처를 폭행하고 협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KBS 2TV 영상 캡처

신사와 아가씨는 회마다 20~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인기 드라마다.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비롯해 ‘장미빛 연인들’, ‘오자룡이 간다’ 등 인기작을 집필한 김사경 작가의 후속작이다. ‘2021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작가상, 베스트커플상, 신인상 등 6관왕을 거머쥐며 ‘연모’와 함께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그러나 극중 폭력적인 묘사로 비난도 받았다. 박단단의 친모로 어린 자식들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던 애나 킴(이일화 분)과 박수철이 대치하는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박수철이 애나 킴의 목을 조르거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고, “널 죽일 수도 있다”며 협박하고, 애나 킴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돼 시청자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31일 KBS 신사와 아가씨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대에 맞게 드라마를 만들라. 성인이 된 자녀를 감금하고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내용으로 시청률 잡으려고 하느냐”(김해*님) “폭력적인 장면을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녀주인공의 애틋한 감정을 깊어지게 하는 장면으로 사용하는데 누군가는 폭력성을 학습하거나 누군가는 트리거를 자극받아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김지*님) 등 비판적인 후기가 다수 올라왔다.

31일 KBS 신사와 아가씨 시청자 게시판에 드라마의 폭력적 묘사를 비판하는 시청자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웹페이지 캡처
31일 KBS 신사와 아가씨 시청자 게시판에 드라마의 폭력적 묘사를 비판하는 시청자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웹페이지 캡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라고 판단되면 과징금,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등 법정제재를 내릴 수 있다. 2021년 1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1’은 극 중 중학생들이 또래를 납치해 뺨을 때리고 술을 뿌리는 등 과도한 폭력 묘사 장면을 수차례 내보냈다는 이유로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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