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은폐·방조’ 의혹 UCLA, 2950억원 배상한다
‘성폭력 은폐·방조’ 의혹 UCLA, 2950억원 배상한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2.09 11:51
  • 수정 2022-02-09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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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35년간 환자 6000여 명 성학대
대학은 무대응·은폐 의혹...집단소송 줄이어
피해자 6000여명에 거듭 손해배상 결정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이 대학병원 전 산부인과 의사 제임스 힙스(왼쪽)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들에게 2950억원이 넘는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UCLA 웹사이트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이 대학병원 전 산부인과 의사 제임스 힙스(왼쪽)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들에게 2950억원이 넘는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UCLA 웹사이트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이 대학병원 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2950억원이 넘는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35년간 5000명 넘는 환자를 성적으로 학대했는데, 대학은 쉬쉬했다는 고발이 쏟아져 집단소송에 이른 결과다.

성범죄 형사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가해자와 가해 방조 혐의를 받는 대학이 가볍지 않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구조적 성폭력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UCLA와 피해자 변호인단은 8일(현지시간) 집단소송 종결 합의문을 발표하고,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 203명 포함 약 6000명에게 총 2억4630만달러(약 2952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너무 늦은 판결”이라면서도 “경종을 울리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UCLA 전 산부인과 의사 제임스 힙스는 이 병원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한 1983년부터 2018년까지 검진을 빌미로 환자들을 추행하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다. 힙스는 2018년 대학이 자신의 재임용을 거부하자 은퇴했고, 2019년 체포됐다. 

피해자들은 1990년대부터 UCLA에 피해를 신고했으나 적절한 조처가 없었고 오히려 쉬쉬했다고 주장한다. UCLA는 2017년 진상 조사를 시작했으나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고, 힙스가 체포되기 전까지 관련 입장도 공표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에 나섰다. 2019년 피해자 100여 명이 힙스와 UCL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21년 7월 미 연방법원 승인을 받아 약 5000명이 1인당 2500달러에서 최대 25만달러(약 300만원~3억원)씩 배상을 받게 됐다.

미국 집단소송 제도는 다수의 피해자 중 일부만 소송에 참여해도, 나머지 피해자 모두 소송 결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 피해자가 배상을 받으려면 직접 원고로 참여해야 한다. LA타임스는 이번 합의로 원고 1명당 배상금이 약 120만달러(14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힙스는 여성 7명을 검진 중 성 학대 등 21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모두 사실로 인정된다면 최소 징역 67년형에 처해질 전망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아직 300명 넘는 피해자들이 별도의 집단소송을 이어갈 계획이며, 가해자와 대학의 손해배상 책임도 더 커질 수 있다.

UCLA는 성범죄 은폐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폭력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예방에 힘쓰겠다며 “이번 합의가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번 합의로 책임과 배상이라는 소송 목표를 달성했다.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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