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집회
여성 299인 서울 보신각서 행진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활동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 주최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가 열렸다. ⓒ홍수형 기자

3월 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평등 의제는 사라지고 차별과 혐오 발언이 쏟아지자, 참다못한 여성 주권자들이 나섰다.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인 299인의 여성들은 “차별과 혐오를 먹이 삼아 자라나는 정치, 증오를 선동해 기득권을 유지하는 정치를 집어치우라”고 외쳤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90여개 여성단체는 연대체인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하 주권자행동)’을 꾸리고 12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으나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등의 공약이 쏟아지고, 정작 ‘젠더 이슈’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현 상황을 규탄하고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사전신청으로 모인 299명의 여성들은 “우리는 주권자다” “성평등 정치를 명한다” “혐오의 정치를 끝장내자”고 외쳤다.

이날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 준 투표용지 모양의 종이에 대선 후보에 바라는 점 등을 적어 목소리를 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활동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 주최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가 열렸다. ⓒ홍수형 기자

“강간죄 개정, 차별금지법 제정!”
“임신중단권 보장! 유산 유도제 도입하고 임신중단권 보험 적용하라!”
“성차별이 없다고? 나를 지워버리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여성도 유권자다” “우리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어라”
“지금 당장 여성 살해를 멈춰라, 대선 후보들을 대책을 마련하라”
“당신이 모른다고 해서 차별과 혐오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무지는 자랑이 아니다. 현실을 애써 외면 말라!”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활동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 주최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가 열렸다. ⓒ홍수형 기자

주권자행동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성폭력 고발을 통해 성차별 문화를 바꿔냈고 낙태죄 폐지와 부족하지만 성평등한 노동권을 보장하는 법도 갖게 됐다”며 “모두 페미니스트들이 치열하게 투쟁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의 성별임금격차와 유리천장을 유지하고 있고, 교제폭력은 사랑으로 위장되고 있으며 폭행과 협박이 없으면 강간죄로 처벌조차 하지 못한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히 여성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활동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12일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 주최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서대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이들은 “이런 상황임에도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쟁취한 성평등의 기반들을 ‘역차별’이라 칭하고, 지독한 백래시를 젠더갈등으로 호명하는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라며 “정치는 이에 맞장구치며 저열한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대선 정국은 대선 후보들이 과연 여성의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 성평등 국가 비전은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만든다”며 “오히려 정치가 적극적으로 혐오를 생산, 유통하는 주체가 되고 있고, 페미니즘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며 이를 모든 갈등 봉합의 해결책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 차별로 인한 빈곤이 없는 나라를 원한다”라며 “우리 페미니스트는 성평등한 사회, 여성의 삶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지 않고, 지치지 않고 더욱 거세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활동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가 열렸다. ⓒ홍수형 기자

주권자행동은 오는 19일에는 시국토론회를 개최하고 대선 전날인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까지 10만명을 목표로 온라인 서명운동(https://campaigns.kr/campaigns/574)도 진행한다.

한편, 신남성연대 측이 집회 현장 바로 옆에서 확성기를 틀고 ‘페미니즘 반대’를 외치며 집회 발언을 방해하기도 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활동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제주여민회 안김현정 활동가가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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