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집회
현장에서 만난 참여자들 이야기
"내가 지금 거리로 나온 이유는?"

90여개 여성단체 연대체인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은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으나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등의 공약이 쏟아지고, 정작 '젠더 이슈'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현 상황을 규탄하고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집회 참가자들에게 참가 이유와 대선 후보들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민혜. 23 ⓒ여성신문
이민혜씨 ⓒ여성신문

-이민혜(23)

코로나 때문에 시위가 많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어 나왔습니다. 어제 대선 2차 토론을 시청했는데요. 2030청년문제나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이런 유권자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 나왔습니다.

 

나래(31.직장인)씨가 피켓을 들고있다. ⓒ여성신문
나래씨가 피켓을 들고있다. ⓒ여성신문

-나래(31·직장인)

주요 대선 후보가 현재 차별금지법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계속 얼버무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혐오 발언을 하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모든 구성원을 차별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간다(45.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간다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간다(45·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대선을 앞두고 '이대남'이라고 하는 실체 없는 20대 남성들과 여성을 혐오하는 이들을 이용해 일부 대선 후보들이 여성과 남성을 갈라지게 하고 그것을 자신의 표를 얻는 것을 전략으로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선 후보라면 사회적 약자들을 모두 통합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을 정책적으로 이용하는 것들은 부조리한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고 잘못된 흐름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루킴(28.작가.왼쪽)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루킴씨. ⓒ여성신문

-루킴(28·작가)

저는 한국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한국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페미니즘이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페미니즘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집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유경(22.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유경씨 ⓒ여성신문

-유경(22·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이번 대선이 여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페미니즘 정치, 여성 청소년의 삶의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요구하고 싶습니다.

 

전재원(25.서울대학교)씨가 피켓을 들고있다. ⓒ여성신문
전재원씨. ⓒ여성신문

-전재원(25·서울대학교)

남성들을 모두 안티 페미니스트라는 집단으로 느끼고 그러한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만이 오직 소위 '이대남'의 생각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들 중에서도 성평등, 여성 인권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혐오를 공론장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박수민(14)씨가 피켓을 들고있다. ⓒ여성신문
박수민씨. ⓒ여성신문
박수민(14)씨가 무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박수민씨가 무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박수민(14)

선거권이 없는 나이지만 지금 당선되는 후보가 제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피켓에 쓴 말 그대로 지금 우리를 밀어내도 결국 해일처럼 돌아온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학력 이성애자 남자들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많은 소수자성을 보장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찬서(18.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김찬서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김산서(18.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씨가 무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김찬서씨가 무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김찬서(18.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남자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남고에서는 여성 교사, 여성 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성을 단순히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어떤 한쪽이 상대방을 성적 대상으로 대상화하거나 착취하지 않고 서로를 사랑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지 않는 페미니즘의 물결이 남고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선경(20.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청소년 인권활동 아수나로) ⓒ여성신문
김선경씨 ⓒ여성신문

-김선경(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정치권에 분노해 참석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성평등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이 되고 싶습니다.

 

장상화(47.고양시의회)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장상화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장상화(47·고양시의회)

혐오와 차별의 정치를 계속 공고히 하면, 사람들을 갈라치기하고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악순환이 끊어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위 참가자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집회 참가자들이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시위 참가자가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집회 참가자들이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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