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시청자 민원 900여 건...방송심의 규정 위반 여부 논의 예정”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  ⓒJTBC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  ⓒJTBC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가 방송심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2021년 12월19일 ‘드라마 설강 방영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36만5119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는 16일 이에 답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설강화’ 관련 시청자 민원이 900여 건에 달하며, 절차에 따라 방송심의 규정 위반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월 30일 종영한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대생 영로(지수)와 부상을 입고 여대 기숙사에 숨은 간첩 수호(정해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민주화 운동 당시 간첩으로 몰려 희생된 운동권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독재 정권 논리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현주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2021년 12월 20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여전히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도 이런 키워드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너무나 무책임하다”라며 비판했다. 시민단체가 설강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JTBC 측은 기우라고 반박했다.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대부분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2%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예정보다 이르게 종영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는 16일 ‘드라마 설강 방영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 캡처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는 16일 ‘드라마 설강 방영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 캡처

청와대는 국민청원 답변에서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창작물의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는 점을 이전의(2021년 7월) 방송 중지 요청 청원에서 답변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성, 공공성 유지 등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는 방심위에서 심의대상이 된다”면서 “방송법은 방송심의규정 위반 시 그 정도에 따라 권고, 의견 제시, 제재 조치(주의, 경고 등)를 규정하고 있다. 제재 조치를 받을 경우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평가 및 방송사 재승인 심사 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K-콘텐츠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창작의 자율성’과 ‘방송의 공적책임 준수’ 사이의 균형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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