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여친 - 내 곁의 여성친화도시 ④]
전국 최초 ‘3단계 여성친화도시’ 광주 동구
1인가구·노인인구 증가세 뚜렷
주민자치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 노력
마을 여성 사회참여·돌봄 거점공간
여성친화형 공공건축물 가이드라인 마련 등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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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가 2021년 10월 12일 ‘동구 여성희망창작소’(충장로 4가) 개소식을 열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가 2021년 10월 12일 ‘동구 여성희망창작소’(충장로 4가) 개소식을 열었다. ⓒ광주 동구 제공

‘여성·아동·고령 3대 친화도시’, ‘이웃이 있는 따뜻한 마을’, 광주광역시 동구의 행정 키워드는 ‘공동체’다. 1인 가구 비중이 47.76%로 전국 최고 수준이고 65세 이상 인구도 21.64%로 높은 편이다(2021, 행정안전부). 일찍부터 소수자와 돌봄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2021년 12월 전국 최초로 여성가족부의 ‘3단계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탄탄한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기반으로 민관이 협력해 사업 성과를 내는 수준에 다다른 선도적 지자체로 인정받았다. 2011년부터 여성친화도시 사업에 착수해 소외됐던 여성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 힘쓴 결과다. 2020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y) 인증을 받았다.

특히 ‘행복으로 다 함께 피어나는 여성친화도시’를 비전으로, 10년 넘게 다채로운 사업을 추진해왔다. 광주 동구에만 있는 마을공동체 공간, ‘마을사랑채’부터 보자. 지자체가 미처 살피지 못한 지역 복지 사각지대를 주민들이 살피고 서로 돕는 ‘돌봄 거점’이다. 민선 7기 출범 이래 2019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유부엌, 다목적실, 이야기방 등을 갖추고, 주민 운영협의체를 꾸려 지역 특화사업을 펼치는 식이다. 예를 들어 1인가구 비중이 높은 지산2동은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밥 먹는 ‘아침밥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3대가 모여 사는 집이 많은 무꽃동(학운동)은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을 열었다. 산수1동 사람들은 다양한 재능기부에 나섰다. 생계 활동에 자동차가 꼭 필요한 취약계층 주민의 차량을 정비해주는 ‘나눔의 카센터’, 주택 개·보수 지원사업, 이·미용 봉사 등이다. 현재 마을사랑채는 6개 동에만 있는데, 호응에 힘입어 올해 13개 동 전체로 늘어난다.

광주 동구는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문화 형성과 사회참여를 위해 ‘백년동아리’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2021년 10월 21일 지역 어르신들이 학운동 마을사랑채와 지원1동 마을사랑채에 모여 동아리활동으로 그림그리기와 뜨개질을 하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문화 형성과 사회참여를 위해 ‘백년동아리’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2021년 10월 21일 지역 어르신들이 학운동 마을사랑채와 지원1동 마을사랑채에 모여 동아리활동으로 그림그리기와 뜨개질을 하고 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 산수1동 마을사랑채운영협의체는 2020년 6월 25일 산수1동마을사랑채에서 6명의 자동차정비봉사단 회원의 재능기부로 관내 저소득 생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자동차 무상점검 봉사를 실시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 산수1동 마을사랑채운영협의체는 2020년 6월 25일 산수1동마을사랑채에서 6명의 자동차정비봉사단 회원의 재능기부로 관내 저소득 생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자동차 무상점검 봉사를 실시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가 2021년 5월 31일 대전광역시청에서 개최된 ‘참 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가균형발전위원장상을 받았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가 2021년 5월 31일 대전광역시청에서 개최된 ‘참 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가균형발전위원장상을 받았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가 2021년 10월 12일 ‘동구 여성희망창작소’(충장로 4가) 개소식을 열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가 2021년 10월 12일 ‘동구 여성희망창작소’(충장로 4가) 개소식을 열었다. ⓒ광주 동구 제공

동구 충장로4가에 있는 광주 유일의 ‘여성 복합커뮤니티’ 공간도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하나다. 2021년 10월 문을 연 ‘여성희망창작소’다. 지상 2층 건물로 커뮤니티실, 아이디어 공유방, 창업마중물방, 공유부엌, 돌봄방 등을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지역 여성단체,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마을공동체 활동가 등이 여기 모여 지역 정책과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2021년 6월부터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출발을 돕는 공간인 ‘공감 수다방’도 마을사랑채에 들어섰다. 다시 일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수공예품 제작법 교육, 플리마켓 운영과 취·창업 등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주민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디테일’에도 주목했다. 화장실, 수유실, 유아차·휠체어 보관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여성친화형 공공건축물 가이드라인’을 2021년 발표했다. 공공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보수할 때 여성과 장애인 등이 더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 수립부터 설계, 시공 이후까지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이다.

이외에도 동구형 여성능력개발플랫폼 ‘동구만세(동구 여성이 만드는 세상)’ 공간을 마련하고 여성의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한 플리마켓을 운영하며, 플리마켓 참가자 중 창업 희망자는 동구여성창업지원센터와 연계해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온리동구 마을활동가 네트워크(동네방넷)’ 구축, 자율방범대 격인 ‘우리동네 안전수호대 원더우먼’ 구성·활동 등도 진행했다. 조선대학교 등 관내 다양한 기관·단체와 민관학 거버넌스 체계도 구축했다.

광주 동구가 2019년 12월 3일 대인동 구 영빈관에서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인동 여성인권을 켜다(ON)’ 주제의 인권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가 2019년 12월 3일 대인동 구 영빈관에서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인동 여성인권을 켜다(ON)’ 주제의 인권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2021년 5월 12일 동구청에서 임택 동구청장, 정미용 동구의회 의장, 박광순 동구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및 회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백희정 대표를 초청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실시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2021년 5월 12일 동구청에서 임택 동구청장, 정미용 동구의회 의장, 박광순 동구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및 회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백희정 대표를 초청해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실시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2021년 8월 18일 동구청 상황실에서 동구형 여성친화도시 조성 협의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신규 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여성친화도시 상반기 추진사항, 하반기 추진계획 등을 논의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2021년 8월 18일 동구청 상황실에서 동구형 여성친화도시 조성 협의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신규 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여성친화도시 상반기 추진사항, 하반기 추진계획 등을 논의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2021년 11월 29일 계림2동 풍향어린이공원, 참판로 골목길 등 25개 가정에 벽부착형 태양조명등을 설치해 여성들의 안전한 귀갓길을 돕는 ‘우리동네 안전수호대 원더우먼’ 현판식을 가졌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는 2021년 11월 29일 계림2동 풍향어린이공원, 참판로 골목길 등 25개 가정에 벽부착형 태양조명등을 설치해 여성들의 안전한 귀갓길을 돕는 ‘우리동네 안전수호대 원더우먼’ 현판식을 가졌다. ⓒ광주 동구 제공
여성가족부가 1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 여성친화도시 정부포상 수여식 및 협약식’을 열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이 3단계 여성친화도시 협약서 서명 후 기념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여성가족부가 1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 여성친화도시 정부포상 수여식 및 협약식’을 열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이 3단계 여성친화도시 협약서 서명 후 기념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광주 동구는 ‘주민자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에만 다양한 ‘2021 참 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 국가균형발전위원장상, 제20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우수사례 5관왕, ‘2020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공동체 역량 증진 분야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우리 구는 5급 이상 여성 관리직 비율이 46%로 전국 최고 수준의 여성 대표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활동하는데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돌봄과 안전이 구현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는 3단계 여성친화도시 지정에 발맞춰 앞으로도 여성친화형 도시재생, 여성의 사회‧경제적 역량 강화, 마을공동체 내 안심 돌봄 구축 등 여성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역 현안을 주민 스스로 찾고 해결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윤희 동구 여성아동과 여성친화계장은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만 좋은 거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애기 혼자 키우시냐’고 넌지시 여쭤본다.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는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다. 여성친화도시의 ‘여성’은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우리 사회 약자를 대변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또 “행복하고 살기 좋은 동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정 전반에 걸친 주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주민 참여단 역량 강화 교육, 다양한 의사결정 모니터링, 위원회 활동 등을 지원해 주민이 지역사회 리더가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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