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1테크노벨리에서 열린 '제4회 판교자율주행 모빌리티쇼'에 참석한 시민들이 인근식당에서 시연중이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통한 서빙을 체험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20년 10월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1테크노벨리에서 열린 '제4회 판교자율주행 모빌리티쇼'에 참석한 시민들이 인근식당에서 시연 중인 자율주행 배송로봇의 서빙을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빙로봇이 몰려 온다. 이제 로봇은 제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식당·병원·전시장 등 우리 주변 곳곳에서 움직이고 있다.

로봇이라고 하면 공장·창고 등에 고정돼 있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미 곳곳에서 로봇청소기, 인공지능(AI) 비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서빙 로봇과 조리 자동화 로봇 등을 도입하고 있다. KT는 AI 서빙로봇 도입 매장이 2월 25일 기준 호남·제주권에서만 100곳을 넘어섰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서빙로봇 딜리는 지난 2월 1일 기준 전국 500개 매장에 도입됐다.

로봇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월드 로보틱스, 서비스 로봇 2020’ 자료에 따르면 일반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019년 57억 달러(약 6조8,365억원)에서 2023년 121억 달러(약 14조5,12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관련 기업은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우디에스피는 우리로봇과 함께 AI 서빙로봇 ‘서빙고’를 출시한다. 현대로보틱스는 KT와 협력해 지능형 서비스 로봇과 호텔·레스토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빙 로봇, 청소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서빙로봇 뿐 아니라 배송로봇도 증가 중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216년부터 2020년까지 중소벤처기업들의 무인배송용 로봇 특허 출원은 42건에 달한다. 배달대행 플랫폼인 ‘생각대로’의 로지올과 ‘부릉’의 메쉬코리아는 서빙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와 협력했다.

SK텔레콤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공동 구축한 5G 복합방역로봇 키미.  ⓒSKT
SK텔레콤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공동 구축한 5G 복합방역로봇 키미. ⓒSKT

서빙로봇은 식당뿐 아니라 병원이나 전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월 28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식당에 한정됐던 서빙로봇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로봇들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SKT는 지난 2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22에서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으로 전시 아이템을 소개하는 ‘원격 도슨트’를 선보였다”며 “현장의 도슨트와 화상회의 솔루션을 탑재한 자동제어 로봇이 전시관 내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제휴해 5G 네트워크와 실시간 위치 추적시스템을 활용한 5G 방역 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하기도 했다”며 “자사의 비대면 케어 서비스 로봇 브랜드인 ‘키미’(Keemi)를 통해 병원 내 24시간 감염관리 시스템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미는 AI 기술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의 체온 측정 및 마스크 착용 여부 검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서빙로봇의 상용화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김영주(29) 씨는 “종업원 분들은 서빙로봇 덕분에 무겁거나 뜨거운 음식을 나르지 않아도 돼 편할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어차피 사람이 서빙로봇 뒤에 따라 붙어서 테이블에 음식을 내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로봇은 날라주는 역할만 하고 음식을 내주지는 않아서 그렇게 편리한 것 같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로봇이 대체하는 것을 보며 좋은 세상이 도래했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상황도 생각났다”고 얘기했다.

정미하(25)씨는 “횟집에 가서 주문하고 서빙로봇이 서빙했는데 종업원은 오지 않았다”며 “내가 직접 음식을 꺼내 테이블로 옮겼고, 음식을 옮기는 도중에 서빙로봇이 움직이거나 하는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음식을 모두 옮기고 확인 버튼을 누르니 (서빙로봇이) 주방쪽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당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같다”며 “실제로 방문한 횟집이 꽤 넓었는데 종업원은 2-3명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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