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 10년

 

왼쪽부터 대구광역시 성별영향평가센터 최종순전담연구원, 성지혜 센터장, 이옥경전담연구원 ⓒ대구시성별영향평가센터
대구광역시 성별영향평가센터 최종순 전담연구원, 성지혜 센터장, 이옥경 전담연구원(왼쪽부터) ⓒ대구시성별영향평가센터

올해는 성별영향평가법 시행(2012년 3월 16일) 10주년 되는 해다. 공중화장실의 남녀화장실 변기수가 1대 1.5로 늘어났고 일률적이었던 지하철과 버스의 손잡이 높낮이가 달라지는 등 성별영향평가가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성지혜 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장은 “보도블럭에 하이힐이 끼지 않도록 틈을 좁히고, 공원 이용에 편리하도록 유아차·휠체어 대여, 안심귀가서비스, CCTV와 비상벨 설치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했다면 그 중심에는 성별영향평가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지정 대구광역시성별영향평가센터는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수탁운영하고 있다. 2012년 6월 29일 문을 열고 10년을 맞는 즈음, 성별영향평가제도가 대구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성 센터장에게 들어봤다.

“성별영향평가는 더불어함께 살아가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여성, 남성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정책입니다. 생활체감정책으로 일상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아빠들의 육아가 늘어나면서 남자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와 유아용 거치대가 설치되는 등 육아가 여성의 몫이 아닌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것으로 성역할 고정관념도 바꾸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지하철·버스 손잡이 높이가 달라서 키가 작은 사람도, 키가 큰 사람도 누구나 쉽게 손잡이를 잡고 안전하게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
지하철·버스 손잡이 높이가 달라서 키가 작은 사람도, 키가 큰 사람도 누구나 쉽게 손잡이를 잡고 안전하게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

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는 그동안 대구시와 8개 구·군, 교육청 등에서 성별영향평가 제도를 잘 추진하도록 지원업무를 해왔다. 여성학 등 관련 분야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나 연구 및 수행 경험 있는 지역 전문가로 구성된 성별영향평가 컨설팅단을 운영해 성별영향평가와 관련된 폭넓은 상담과 자문, 성별영향평가 결과 개선과제에 대한 이행점검, 정책개선 우수사례 발굴, 연구개발, 교육, 홍보, 양성평등 거버넌스 구축 등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 성별영향평가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대구시는 성별영향평가를 주요 정책으로 인식하고 추진 해오고 있습니다.”

대구시가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합리적으로 개선해온 사업으로는 난임지원사업, 작은도서관운영사업, 공공기관 등 화장실개선사업, 주차환경개선사업, 중구근대골목관광사업, 여성안심귀가서비스사업과 매년 공모를 통해 과제를 선정하는 특정성별영향평가 등이다.

먼저, ‘불임’(임신을 할 수 없다)을 ‘난임’(쉽게 임신이 되지 않으나 치료를 통해 임신이 가능한 상태)으로 용어부터 바꾸고 대상자도 ‘여성’에서 ‘부부’로, 의료지원도 양방에서 한방·양방으로 확대했다.

아동문학이 아동의 인지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작은도서관의 어린이 도서를 분석해 성역할 고정관념 및 성차별 내용이 다수 포함된 어린이 도서에 대해 미열람 지정 신청, 신규도서 구입시 사전 성별영향평가제도를 도입했다. 

ⓒ대구시성별영향평가센터
ⓒ대구시성별영향평가센터

근대골목코스 ‘반지길’도 반지처럼 둥글게 만들어 출발지점과 끝지점이 만나게 하여 영유아동반 이용자들이 유아차 대여 및 짐 보관 후 되돌아가는 불편함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택시안심귀가서비스(통합앱 운영), 형광도료 활용 노면표시, 안심골목길 ‘샛별로’ 조성, 광역시 최초 여성안심 숙박업소 지정 등을 가져왔다.

어린이공원 특정성별영향평가를 통해 나타난 의견을 반영해 어린이공원 내 흡연, 음주, 노숙 금지, 경찰·방범대의 어린이공원 야간 순찰 확대, 어린이공원 조성 시 어린이들의 의견 반영하여 안전하고 재미있는 놀이터 조성, 어린이 높이에 맞는 수도 높낮이 조절, 친환경 재질 사용, 보호자 쉼터 조성 등을 해왔다.

도시철도역사 시설 및 공간에 대한 특정성별영향평가를 통해 쓰레기통이 개찰구와 멀리 떨어져있고, 찾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아 쓰레기통을 승강장에서 올라오는 계단과 개찰구 근처로 이동 설치해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휠체어·유아차 이동이 편하고 타기 쉬운 칸 이용안내도 설치, 비상벨 설치, 조도 개선, 환경미화원 휴식 공간 개선, 불법촬영예방 거울도 부착했다.

“2021년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성별영향평가에서 여성은 탈의실의 청결과 쾌적함, 남성은 화장실의 소변칸막이 설치 등 환경 개선 관련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하고 중장기 측면에서 수영장 환경개선 시 임산부, 유병자, 고령자를 위한 워킹 레인 설치 및 수영장 입수 경사로 설치 등도 대구시에 제안했습니다. 앞으로도 성별영향평가는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대구시성별영향평가센터
ⓒ대구시성별영향평가센터

성 센터장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이 많이 축소됐지만 대구시 성별영향평가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별영향평가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인프라로 인식하고 시민들과 같이 호흡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보물 성별영향평가제도를 좀 더 도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홍보물에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인데 의무사항이 아니라 지자체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대구시가 선도적으로 운영체계를 정비하고 제도를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성별영향평가결과에 대한 정책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정책개선 이행점검 모니터링 추진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와 시민 모니터단 운영으로 각각의 눈높이에서 정책 변화를 실감하고 더 나은 개선안을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여성안심숙박업소를 지정 운영하고있다. ⓒ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
대구시는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여성안심숙박업소를 지정 운영하고있다. ⓒ대구성별영향평가센터

성 센터장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10년을 계획하면서 계속 사업 외에도 몇 가지 실험적인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 성주류화 정책 거버넌스를 새롭게 구성·운영하여 성별영향평가 협력기반 강화입니다. 정기적인 논의를 통해 성별영향평가와 관련된 각 주체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정책 형평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둘째, 특정성별영향평가 대상과제를 시설이나 환경 개선을 위한 현장 모니터링 중심에서 전문가 중심의 정책 모니터링으로 변화를 가져올 계획입니다. 대상과제에 적합한 지표개발부터 정책 실행과정을 따라가는 모니터링을 추진하자는 것이지요.”

대구시가 지난 3년간 추진한 성별영향평가 중에서 전문가 컨설팅 의견을 수용해 각 부서에서 개선하겠다고 표명한 사업에 대한 성과분석도 진행할 계획이다. 성과분석을 통해 미비한 점을 보완할 수 있고 우수사례도 발굴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대구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으로 성별영향평가가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대구시가 전국에서 최우수기관으로서 위상을 이어가도록 센터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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