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자 비평가, 데이터 전문가 소라야 시멀리의 책
분노를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분노의 기술' 열 가지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소리야 시멀리/류기일 옮김/문학동네) ⓒ문학동네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소리야 시멀리/류기일 옮김/문학동네) ⓒ문학동네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


페미니즘 이슈의 최전선에 있는 활동가이자 비평가, 데이터 전문가인 소라야 시멀리가 여성의 분노에 대해 다룬 책이 나왔다.

여성의 분노는 억압된다. 1장 ‘화난 여자아이들’에서 저자는 어릴 때부터 화내지 않기를 강요당하는 여성의 현실에 대해서 다룬다. 여성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하도록 학습된다.

제2장 ‘여자는 토스터가 아니다’에서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규범에 대해서 꼬집는다. 여성을 토스터나 다름없는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이 여성의 우울과 분노를 이끈다. 결국, 이 우울과 분노는 여성의 몸을 공격한다. 제3장 ‘화가 난 몸들’에서는 사회적으로 억압된 여성의 분노가 어떻게 여성의 몸을 망가뜨리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로 급성 및 만성 통증을 호소한다. 분노는 단지 감정이 아니라 면역력, 심장 기능, 근골격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고통이다.

분노라는 것이 이렇게 유해하지만 여성은 분노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저자는 제4장 ‘돌봄 노동’에서 여성에게만 돌봄 노동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서 다룬다. 사회적인 기대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노동에 시달린다. 이는 단순히 육아나 병간호에만 한정된 일이 아니다. 제5장 ‘모성 분노’에서 다루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여성은 결혼 전에는 피임, 후에는 임신과 출산 때문에 얻는 몸의 부담이 남성보다 더욱 크다. 제6장 ‘자기야 웃어’에서 다루는 성적 괴롭힘과 제7장 ‘뚝뚝뚝’에서 다루는 맨스플레인과 같은 성차별 역시 여성을 분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나 여성의 말과 입장은 자주 무시되거나 때로는 아예 부인된다. 제8장 ‘말이 없다'에서는 할리우드 배우와 같은 유명인, 심지어 대통령 후보 같은 정치인들까지 여성의 말을 검열하는 현상에 대해서 다룬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분노하는 여성들의 말이 부인되는 것은 ‘9장 부인의 정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이제 사회가 여성의 분노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분노를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분노의 기술’ 열 가지를 제안하며, 분노를 통해 삶과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한다. 여성으로서 분노해야 할 일이 많은 사회, 자신의 분노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소리야 시멀리/류기일 옮김/문학동네/1만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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