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장애인 ‘갈라치기’ 전략에 비판 쇄도
방관하던 정치권도 응답
장애인 시위 현장서 무릎 꿇은
김예지 의원 “사과드립니다”
김예지·최혜영 등 의원 72명
“장애인 권리보장 초당적 협력”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소속 회원들이 3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혜화역까지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요구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소속 회원들이 3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혜화역까지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요구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어지는 기사 ▶ “휠체어도 지하철 좀 탑시다” 21년째 외치는 사람들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1865

살피고 손봐야 할 제도와 정책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시민과 장애인 ‘갈라치기’, ‘장애 혐오 선동’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장연 시위를 연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까지 했다(3월2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1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대표의 발언에 혐오나 차별의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하자, “아무데나 혐오 딱지를 붙여 성역을 만들려고 한다”며 발끈했다. 4일에는 자신을 비판하는 전장연과 인권위 등이 “특수관계”에 있다며 엉뚱한 트집을 잡았다. 

지난 3월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언론팀 소속 직원이 전장연의 약점을 찾아 여론전에 이용해야 한다는 요지의 대응 전략 문건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달 17일 공사는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교통공사
지난 3월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언론팀 소속 직원이 전장연의 약점을 찾아 여론전에 이용해야 한다는 요지의 대응 전략 문건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달 17일 공사는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교통공사
지난 3월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언론팀 소속 직원이 전장연의 약점을 찾아 여론전에 이용해야 한다는 요지의 대응 전략 문건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달 17일 공사는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교통공사
지난 3월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언론팀 소속 직원이 전장연의 약점을 찾아 여론전에 이용해야 한다는 요지의 대응 전략 문건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달 17일 공사는 사과문을 올렸다.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도 만만치 않다. 2021년 11월 23일, 전장연 활동가들이 고의로 열차 운영을 지연시켜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12월 6일에는 시위를 막으려고 예고 없이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한 시간 넘게 폐쇄했다. 지난 3월엔 공사 홍보실 언론팀 소속 직원이 전장연의 약점을 찾아 여론전에 이용해야 한다는 요지의 대응 전략 문건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3월 17일 공사는 “한 직원이 개인적인 생각”, “공사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두의 편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공기업의 격에 맞지 않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방관하던 정치권도 응답
장애인 시위서 무릎 꿇은 김예지 의원
김예지·최혜영 등 의원 72명
“장애인 권리보장 초당적 협력”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3월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3월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참석해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시위를 방관하던 정치권은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하며 법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3월 28일 장애인들이 시위 중인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 가서 활동가들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적절한 단어 사용이나 소통으로 마음을 나누지 못한 정치권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그는 첫 여성 시각장애인 의원이다.

김예지 의원,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 72명은 지난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우리 국회는 장애를 가진 국민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바탕으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회적 갈등을 적시에 조정하지 못해 최근 지하철 시위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 내용은 외면한 채 오해와 갈등, 혐오마저 불거지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6일 민주당 의원들이 ‘휠체어 이용 출근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김예지 의원,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 72명은 4월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예지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예지 의원,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 72명은 4월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예지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6일 민주당 의원들이 ‘휠체어 이용 출근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6일 휠체어로 지하철을 타고 있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6일 민주당 의원들이 ‘휠체어 이용 출근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6일 휠체어로 지하철을 타고 있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6일 민주당 의원들이 ‘휠체어 이용 출근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6일 휠체어로 지하철을 타고 있는 최혜영 민주당 의원. ⓒ최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혜영 의원의 제안으로 6일 민주당 의원들이 ‘휠체어 이용 출근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6일 휠체어로 지하철을 타고 있는 최혜영 민주당 의원. ⓒ최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치권의 응답에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대신 3월 30일부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2023년도 장애인권리 예산 반영과 장애인권리 민생 4대 법안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는 삭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장소는 인수위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3호선 경복궁역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응답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20일부터 다시 지하철 출근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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