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이 결정한 신청사 건립 두고
이전 반대 발표 후 하루 만에 입장 번복
취수다변화, 제2대구의료원 건립 등도 제동

홍준표 의원이 6일 선거준비사무소에서 기자회견 중 시청이전 반대의사를 밝히고있다. ⓒTV홍카콜라 캡쳐
홍준표 의원이 선거준비사무소에서 ‘체인지 대구 (Change Daegu) 3대구상 7대비전을 발표하는 중 시청 이전 반대의사를 밝혔다. ⓒTV홍카콜라 캡쳐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대구가 시끄럽다. 문제의 발달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의 대구신청사 이전 관련 발언이다. 

홍 의원은 6일 선거준비사무소에서 대구신청사 이전과 관련 "시청 이전이 과연 그리 급한 업무고 예산을 수천억 원 들여야 할 것인가. 시청 이전에 들어가는 세금으로 두류공원을 시청보다 더 좋은 시설로 바꾸는 것도 방안"이라며 "시청 이전은 당선 뒤 시정을 인수할 때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의원을 비롯해 장상환 예비후보, 권용범 예비후보,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장 예비후보 등이 일제히 홍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해 민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어렵게 마련한 이전 계획을 하루아침에 백지화한다는 홍 후보는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과정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공론화 과정을 무시하고 백지화 하려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며 "시장에 당선되면 전임 시장들이 시민들의 공론을 모아 어렵사리 일궈놓은 시정을 다 갈아엎겠다는 자세로 일관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구시민의 몫이 되기에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7일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문답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 시청 이전은 계획대로 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 한민정 예비후보는 7일 논평을 통해 "대구시민이 오랜 시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대구시청 이전에 대한 발언도 하루 만에 정정했다. 앞으로 할 발언에는 더욱더 신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 후보는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시정을 인수한 뒤에 밝히겠다'는 답변을 많이 했다. 이것은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은 후보들의 주요 정책과 미래 비전을 보고 누가 대구시장으로서 가장 적임자인지 판단할 권리가 있다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거나, 시장이 되고 나면 검토하겠다, 못된 질문이라며 답변을 하지 않는 태도는 대구시민을 존중하지 않은 예의 없는 답변일 뿐 아니라 '못된 답변'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상환 후보도 나섰다. 그는 “홍 후보는 지난 3월 31일에도 국회의원 사퇴를 묻는 질문에 ‘시장이 되면 사퇴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신청사 재검토 관련 발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모습은 대구시의 현안이나 선거 절차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지도 않고 함부로 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용범 후보도 "대구시정의 핵심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낸 문제이다. 대구는 실수하고 번복하면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을 만큼 절박하다"며 홍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취수원다변화에 대해 "대구 물 문제 해결에 있어서 구미 해평취수원 대신 더 상류인 안동·임하댐 등에서 도수관로를 연결해 원수를 공급하는 것이 대구취수원다변화 정책보다 우선적인 방안"이라고 지난 4일 체결한 '대구구미해평취수장공동이용협약'의 파기 가능성도 비췄다. 

취수다변화는 1991년 페놀사태 이후 대구시민들에게 물 해결은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장세용 구미시장과 시민들이 상생과 협치로 어렵게 합의하고 4일 협약식을 가졌다. 30년만에 물문제를 해결했는데 홍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임하댐 취수는 사업비 과다와 안동시미들의 반발로 이미 파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홍 후보의 "제2대구의료원 문제는 시정을 인수한 뒤에 의료 관계 문제는 그때 발표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한민정 후보와 김재원 후보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전력이 있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시정을 잘 몰라 인수 후 검토하겠다"고 답해 더욱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시 신청사 이전은 정책 결정에 숙의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한 대구 사례이며, 입지 평가에 이를 도입한 국내 사례이기도 하다. 250명의 대구시민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평가에 앞서 현장답사를 통해 정보를 전달 받고 후보지 ·군의 발표와 질의응답, 학습과 토론 밀도 있는 숙의 과정을 거쳐 후보지를 선정했다. 대구시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는 시민의견 기초조사, 시민원탁회의, 시민설명회 등을 통해 시민의 뜻을 담은 신청사 건립 기본구상과 후보지 신청기준, 예정지 평가기준을 마련, 오랜 시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들이 결정한 것이다.

제2대구의료원건립도 추진에 앞서 약 8개월간 지역 의료계와 공공의료 전문가, 시민단체, 시의원 등 자문단 19명이 타당성 조사를 하고 대구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한 사안이다. 대구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결과 응답자의 67.7%가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찬성했으며 그 중 87.7%가 의료원이 건립되면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대구=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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