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명인.   문화재청
이영희 명인.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이영희(84) 명인이 무형문화재 전승을 위해 자신의 집을 비롯한 200억원 상당의 토지를 국가에 기부했다.

문화재청은 19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서 이영희 명인과 기부채납식을 가졌다. 명인이 기부한 5474㎡(약 1655평) 규모에 대지가 700평 정도 포함돼 거래가가 200억원에 달한다. 문화재청은 이곳에 사업비 200억원 정도를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연면적 8246㎡) 규모의 예능전수교육관을 지을 예정이다.

이영희 명인은 1938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음악과 무용을 배웠다. 1958년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했지만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당시 유일하게 국악과가 있던 덕성여대 장사훈 교수를 찾아갔다. 장 교수의 소개로 김윤덕 명인 문하에 들어가 ‘김윤덕류 가야금산조’를 배웠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국악예술고 교사로 근무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1년 김윤덕 명인의 뒤를 이어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인정됐고, 2000년부터 12년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을 지내며 초ㆍ중학교에 국악 전공자들을 시간강사로 파견하는 ‘강사풀제’와 해외 입양인 국악 교육 등을 구현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과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국내·외 관광수요와 전승자 분포도가 높은 수도권에 전통무형유산을 체험하고 배우며 즐기는 전승교육 공간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해 이영희 보유자의 기부에 공감과 감사를 전했다”면서 “보유자의 뜻에 따라 기부한 토지 등이 무형유산의 세계화와 대중화, 후학 양성을 위한 한국 무형유산의 전초기지로서 뜻깊게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인은 여생을 이곳에서 지내면서 후학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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