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74조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주변에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주변에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42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은 "러시아군이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42개 마을을 점령했다"라고 말했다. 

올레나 시모넨코 보좌관은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내일 그들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로 구성된 돈바스 지역에서 공세를 계속하고 있으며, 동부 지역 내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한 국방연구소는 러시아군이 전날 루비즈네와 포파스나의 주요 최전방 도시 일부를 점령하는 등 조그만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 마리우폴 봉쇄령에 민간인 탈출 행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이 항전하고 있는 제철소에 대해 봉쇄 명령이 내리자 민간인들의 탈출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CNN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 를 통해 "민간인을 태운 버스 4대가 전날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마리우폴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안전 상황이 어렵고 모든 것이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민간인 6천명을 항구로 실어나를 수 있는 대형버스 90대도 대기 중이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아직 대피하지 못한 주민 10만 명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사실상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보고했다.

이곳을 방어하는 아조우 연대와 우크라이나 해병대는 50일 넘게 결사 항전을 펼쳐왔으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고립돼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아조우스탈에는 우크라이나 군인 2천명과 1천명 안팎의 민간인도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아조우스탈을 총공격하는 대신 포위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 세계은행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74조원"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건물과 기반시설의 물리적 피해가 약 600억 달러(74조원) 이른다고 추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두고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피해가 600억달러에 이르며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그 액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추정치에는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증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제적 손실을 메우기 위해 매달 70억 달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재건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제재를 가한 국가들에게 그 돈을 전후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는 데 쓰라고 요청했으며 다른 나라들이 입은 손실을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회의에 직접 참석한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이 30∼50% 줄었다면서, 현재까지 직·간접적인 손실이 5600억 달러(약 693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경제 규모의 3배가 넘는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의 경제 규모는 1555억달러(약 193조원)였다.

슈미갈 총리는 "우리가 이 전쟁을 함께 중단시키지 않는다면 손실은 급격하게 불어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2차 대전 후 도입된 마셜플랜과 유사한 재건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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