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2022년 실태조사 결과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있다' 응답 80% 달해
이직 고민 비율도 78%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번아웃'을 겪고 있는 간호사의 비율이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직을 고민했던 비율도 78%로 조사돼 간호 노동 환경의 개선을 통한 노동 시장 안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지난 1월 5일부터 한 달간 2022년 정기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정기실태조사에는 간호사 2만7270명이 응답했다.

실태조사 결과 직무소진(번아웃)을 겪은 간호사들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있다’는 응답이 각각 80.8%, 75.6%에 달했다. ‘현재 하는 업무에 대해 어떤 의미나 열정도 못 느낀다’도 46.5%로 조사됐다.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조건 중 하나로 꼽히는 3교대 근무자는 74.6%에 달했다. 3교대 근무는 야간 근무를 포함하고 있어, 제대로 된 휴식과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는 동시에 과도한 업무량을 만든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직군별 이직 고려 경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직군별 이직 고려 경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직을 고민한 간호사의 비율 또한 높았다. 간호직의 78%가 이직을 고려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19년 고용노동부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도 간호사의 이직률은 15.2%로 전체 산업군 이직률인 4.9%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직을 고민한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가 1순위로, ‘낮은 임금’이 2순위로 꼽혔다.

보건노조는 “노동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간호사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교대제의 개선과 근무조 당 간호사 인력 비율의 제도화가 시급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실태 조사에서 간호사들은 교대제의 개선 방향으로 휴일/휴가 보장,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적정 인력 기준, 하루 8시간 노동시간 준수 등을 꼽았다.

보건노조는 “노동강도의 대폭적인 축소만이 오늘날 최고의 긴장 상태에서 고강도 육체노동은 물론 지식노동, 정신노동, 감정노동을 함께 수행하는 간호 노동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고 환자들을 위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국제 간호사의날 맞아 12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간호사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모여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12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간호사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모여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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