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3년 만에 내한한 스페인 화가
“그림 속 행복한 인물 통해
많은 감정 표현해...삶은 결국 선택”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에바 알머슨, Andando’을 위해 3년 만에 내한한 알머슨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홍수형 기자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에바 알머슨, Andando’을 위해 3년 만에 내한한 알머슨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홍수형 기자

“한국에 올수록 (한국에 대한) 마음이 커집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낼 수 있어요.” 한국에 대한 특별한 마음을 꺼내 놓으며 웃는 에바 알머슨의 미소는 그의 그림처럼 부드럽고 화사했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에바 알머슨, Andando’을 위해 3년 만에 내한한 알머슨을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에바 알머슨이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한 한국에 대한 그림 ‘함께’ ⓒ여성신문
에바 알머슨이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한 한국에 대한 그림 ‘함께’ ⓒ여성신문

2018년 첫 한국 전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으로 관객 수 40만명을 넘긴 알머슨은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 다수의 신작을 최초로 공개한다. 유화, 벽화는 물론 대형 조형물, 조각까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 150여 점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에바 알머슨의 대표작 ‘꽃이 필 때’ ⓒ디커뮤니케이션 제공
에바 알머슨의 대표작 ‘꽃이 필 때’ ⓒ디커뮤니케이션 제공

스페인 출신 1969년생 화가 알머슨은 소소한 일상 속 인물을 그만의 특유한 감성으로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스페인 코카콜라 광고에 그림이 차용되며 명성을 얻었다. 현재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전 세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롯데 에비뉴엘을 통해 그의 작품이 처음 소개돼 인기를 끌었다. 알머슨은 제주도의 해녀를 주제로 한 동화책을 출간할 정도로 한국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 

이번 전시 주제는 ‘알단도(Andando, 계속 걷다)‘다. 일상을 그리는 예술가 알머슨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홍수형 기자
‘광장’ 공간은 마을의 광장을 재현한 듯한 공간으로 그의 작품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특히 이 공간은 작가가 직접 연출했다. ⓒ홍수형 기자

전시는 총 11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각 공간의 주제는 △삶을 그리다△가족 사전△일상의 특별함 △사랑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 △광장 △애니메이션 △자연 △삶 △연약함과 강인함 △축하 △영감이다. 공간 구성에도 작가의 의도가 들어있다. 가족들을 그린 작품이 전시된 공간의 입구는 집 모양으로 구성했으며, ‘선택’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장식품으로 만들어 천장에 전시해 놓기도 했다. ‘광장’ 공간은 마을의 광장을 재현한 듯한 공간으로 그의 작품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특히 이 공간은 작가가 직접 연출했다.

ⓒ홍수형 기자
화폭을 넘어 벽까지 빨간 하트를 그린 작품 ‘사랑’ 이 작품의 기법을 통해 에바 알머슨은 “사랑이란 내가 조절할 수 없는 것, 그만큼 강렬한 것”이라는 사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홍수형 기자

전시는 그림과 가족에 대한 사랑, 사랑의 감정 그 자체에 관한 작품을 모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50살 생일을 맞아 그렸다는 초상화 ‘점잇기’다. 50개의 점을 이어 인물을 그린 이 그림을 통해 그는 인생 그 자체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폭을 넘어 벽까지 빨간 하트를 그린 작품 ‘사랑’도 눈길을 끈다. “사랑이란 내가 조절할 수 없는 것, 그만큼 강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수형 기자
에바 알머슨의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을 그린 초상화 88점도 전시됐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표현했다.  ⓒ홍수형 기자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을 그린 초상화 88점도 전시됐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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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용산구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에바 알머슨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도자기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에바 알머슨. 도자기 작품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됐다.ⓒ홍수형 기자

도자기 작품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됐다. 도자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작했다. 강하지만 쉽게 깨지는 도자기처럼 인간의 양면성, 강인함과 연약함을 표현했다.

알머슨의 작품 속 인물들은 행복해 보이기로 유명하다. 그가 단지 ‘행복’만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자신은 '행복'보다는 '감정'을 표현한다고 꾸준히 말해왔다. 마지막 작품 ‘무슨 옷을 입을지’가 명백하게 보여준다. 알머슨은 “한 사람의 삶은 그 사람이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계속 걸’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그림과 사랑을 선택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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