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의 에코해빗]

강원 영서지역에 가뭄이 지속되던 2019년 7월 14일 강원도 인제군 남면 소양호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강원 영서지역에 가뭄이 지속되던 2019년 7월 14일 강원도 인제군 남면 소양호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2019년 상수도 통계 기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당 하루 평균 가정용 수돗물 사용량은 189ℓ로 2ℓ 생수병 95개에 가까운 양이다. 덴마크(131ℓ), 독일(127ℓ) 등 유럽 국가보다 많고, 잠비아의 70배나 된다. 그런데 블룸버그의 ‘물 빈곤지수’에서 한국은 물이 ‘약간 부족’한 3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보통’과 ‘약간 부족’ 등급은 일상생활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재난으로 인해 물이 필요할 때 빠른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물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도 결코 물이 풍족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밀도와 환경변화,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으로 인해 먹을 수 있는 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UN세계수자원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1인당 담수 공급량은 20년 안에 3분의 1로 줄어드는데 반해 2050년까지 인구는 93억 명으로 늘어나 향후 전 세계 인구의 20%가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을 전망이다.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각국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 서부 지역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캘리포니아주 마린카운티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세차가 금지되고, 조경용 잔디에 물을 주는 횟수가 제한됐다. 자택 내 수영장과 분수에 물을 채우는 것도 금지됐다. 이런 정책 덕분에 실제 2021년 5월 한 달간 물 사용량은 2년 전인 2019년 대비 29%P 감소했다. 긴 가뭄을 겪으면서 생긴 절박함, 생활 양식의 변화가 낳은 놀라운 결과다.

사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제품의 원료, 제조, 유통, 사용과 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 사용량을 합산한 지표를 ‘물 발자국(Water footprint)’이라고 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사용된 물의 양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25㎖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나무 재배부터 수확, 가공, 유통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140ℓ (2ℓ짜리 생수 7병)의 물이 사용된다. 아보카도 하나의 물 발자국은 320ℓ로 오렌지의 약 15배, 토마토의 64배에 이르고, 햄버거 1개는 2400ℓ, 소고기 1kg에는 무려 1만 5400ℓ의 물이 사용된다. 티셔츠 한 벌에도 2500ℓ, 청바지 한 벌에 9000ℓ의 물이 사용된다. 결국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음식이든 물건이든 꼭 필요한 것만 사고, 있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습관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좀 더 직접적이고 쉬운 생활 속 실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비누칠하며 손에 거품을 내는 동안 물을 잠그면 약 3ℓ의 물을 아낄 수 있다. 양치컵을 사용하면 매일 약 15ℓ, 샤워 시간을 1분 줄일 때마다 한 번에 약 12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설거지할 때 찌꺼기나 기름기를 미리 휴지로 닦아내고 통에 물을 받아 설거지하면 최대 80%의 물을 아낄 수 있다. 이런 생활 속 작은 습관들을 통해서 우리의 생명수를 지킬 수 있다.

[물 절약을 위한 생활 속 에코해빗]

■ 흐르는 물 낭비하지 않기 (양치컵 사용, 비누칠할 때는 물 잠그기, 샤워시간 줄이기)
■ 설거지 전 기름기는 휴지로 닦기, 설거지통 사용하기
■ 세탁은 한 번에 몰아서 하기
■ 적게 사고 오래 쓰기

하지원 대표 ⓒ에코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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