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자·손숙이 단역, 당찬 오필리어...새로운 ‘햄릿’ 온다
박정자·손숙이 단역, 당찬 오필리어...새로운 ‘햄릿’ 온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5.26 17:09
  • 수정 2022-05-2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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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매진 연극 ‘리부트’
7월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개막
전무송·박정자·손숙 등 대배우들 조연 맡아
“가장 젊고 재밌는 공연 될 것”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연극 ‘햄릿’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홍수형 기자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연극 ‘햄릿’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홍수형 기자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햄릿’이 6년 만에 돌아온다. 대배우들이 ‘빛나는 조연’으로 물러났다. 연극·뮤지컬에서 활약하는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는다. 구시대적 여성상을 깨고 “확실한 자아와 욕망을 가진 당찬 여성 캐릭터”도 선보인다.

6년 전 전석 매진 연극 배우·제작진 귀환
대배우들은 조연·앙상블로
3040 젊은 배우들이 주연

오는 7월13일 개막하는 연극 ‘햄릿’은 공연기획사 신시컴퍼니가 연출가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2016년 올린 극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다. 당시 이해랑연극상 수상자들이자 평균연령 66세의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6년이 지나 올해는 연극과 뮤지컬계에서 활약해온 젊은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는다. 주인공 ‘햄릿’은 뮤지컬 ‘썸씽로튼’으로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강필석(44)이 맡았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2’, 뮤지컬 ‘레베카’ 등에서 명연기를 펼친 박지연(34)이 오필리어로 분한다. 길해연(58·루시아누스), 박건형(45·레어티즈), 김수현(52·호레이쇼), 김명기(42·로젠크란츠), 이호철(35·길덴스턴)도 작품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원로들은 조연과 앙상블로 참여한다. 2016년 출연했던 원로 배우 9명이 이번에도 함께한다. 줄곧 ‘햄릿’을 연기했던 유인촌(71)은 햄릿의 비정한 숙부 ‘클로디어스’를 맡는다. 김성녀(72)는 ‘거트루드’, 박정자(80), 손숙(78), 윤석화(66), 손봉숙(66)은 유랑극단 배우 1, 2, 3, 4로 출연한다. 모사꾼 ‘폴로니우스’와 ‘무덤파기1’은 정동환(73)이, ‘무덤파기2’와 ‘사제’는 권성덕(82)이, ‘유령’은 전무송(81)이 맡는다.

박정자는 “배우에게 배역의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무대 한구석에, 조명 밖에 있더라도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연극 ‘햄릿’이 7월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신시컴퍼니 제공
연극 ‘햄릿’이 7월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신시컴퍼니 제공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유랑배우 1, 극 배우 왕 역을 맡은 박정자 배우가 발언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유랑배우 1, 극 배우 왕 역을 맡은 박정자 배우가 발언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지난 25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는 화기애애했다. 배우들은 코로나19를 딛고 오랜만에 대형 연극을 올리는 기쁨과 설렘을 말했다. 선후배 간 훈훈한 덕담도 오갔다.

김성녀는 “대사 한두 개를 가지고도 저녁 6시까지 연습실에 앉아서 행복해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다”며 “팬데믹 시대에 다들 대작이 굉장히 그리웠을 것이다. 관객에게 사랑받는 연극을 만들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자도 “연습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행복하다. 동시대에 이렇게 한자리에 모으기 힘든 선배, 동료, 후배들과 햄릿을 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전무후무한 무대”라고 말했다.

손숙은 “젊은 친구들이 큰 역을 맡았으니 우리가 선배로서 어떻게 돕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지연은 “선생님들의 지난 공연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선생님들 덕분에 가장 젊고 재밌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
수동적·순종적 구시대적 여성 아닌
확실한 자아·욕망 지닌 당찬 여성 묘사

총 5막을 2막으로 축약했다.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뒀다. 손진책 연출가는 “현대인의 심리로 햄릿을 보려 한다”며 “보다 정통적이고 예리하게 작품 내면을 들여다볼 것”라고 밝혔다. 배삼식 작가는 “‘햄릿’은 인간 안에 깃든 어둠과 심연을 탐사하는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인간의 정신이 지닌 탄력성과 마음의 힘, 그 면역력을 관객들에게 일깨우는 것이 ‘햄릿’에 극작가로 참여하는 사명”이라고 했다.

‘햄릿’의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의 희생자거나 ‘엑스트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많다. 이번엔 어떨까.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오필리어는 없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측은 “그동안 ‘햄릿’의 여성 캐릭터는 한없이 나약하고 갈대처럼 흔들리는 구시대적 여성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김성녀와 박지연이 보여줄 ‘거트루드’와 ‘오필리어’는 결국 죽음에 이르는 비극의 주인공이지만 확실한 자아와 욕망을 가진 당찬 여성으로 관객들의 예상을 깨는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던 덕수궁 정관헌에서 모티브를 얻어 현대와 과거, 동서양, 죽음과 삶의 세계가 공존하는 무대를 꾸민다. 8월 1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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