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힝클리 ⓒ힝클리 유튜브
존 힝클리 ⓒ힝클리 유튜브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을 저격했던 존 힝클리가 41년 만에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힝클리는 레이건 대통령을 포함해 4명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됐으나 처벌이 불가능한 심신상실 상태라는 평가를 받아 무기한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정신병원에 장기간 수감됐으며, 최근에는 당국의 감시 아래 자택에 머물러 왔다.

폴 프리드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힝클리가 지역사회에서 잘 지낸다면 오는 15일 그에게 가해졌던 모든 제약을 면제함으로써 완전한 자유를 부여할 것이라는 지난 9월의 판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프리드먼 판사는 “그는 면밀한 조사를 받았고,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다”면서 “그는 더이상 그 자신에게나 다른 이들에게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힝클리가 그간 지역사회에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지내왔기 때문에 앞선 판단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는 힝클리는 출석하지 않았다.

힝클리는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전미노동단체연합(AFL-CIO) 대표들과 오찬을 가진 후 백악관으로 돌아가려던 레이건 대통령을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레이건 대통령과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 워싱턴 경찰관과 비밀경호국 요원 등 4명이 총상을 입었다. 레이건 대통령을 비롯한 부상자 모두 총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지만 브래디 대변인은 평생 하반신이 마비되는 후유증을 겪었다.

힝클리를 담당한 세번째 판사로서 20여년 전부터 이 사건을 맡아온 프리드먼 판사는 청문회에서 이 사건이 거쳐온 ‘긴 여정’을 정리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힝클리는 지난 29일 생일이 지나면서 67세가 됐다.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힝클리는 재판에 회부돼 유죄가 인정됐지만 심실상태라는 평가를 받아 형사처벌 대신 무기한 치료감호를 선고 받았다. 그는 워싱턴의 정신병원에 수감돼 20년 이상을 지냈다. 

프리드먼 판사는 2003년부터 힝클리가 치료를 받고 여행에 제약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정신병원 바깥에서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버지니아주에 있는 모친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했다. 힝클리는 지금도 개별 혹은 그룹 치료를 받아야 하고, 언론 인터뷰가 불허되며, 일부 여행 제한을 받는 등의 제약을 받고 있다.

검찰은 힝클리에 대한 보호관찰 해제에 반대해 왔지만 지난해 그가 계속 안정적인 정신상태를 보이고, 제약조건을 잘 따른다는 조건 하에 이에 동의했었다. 케이시 웨스턴 검사는 청문회에서 힝클리가 계속해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지만 정신치료를 받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며 미국 정부는 그가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힝클리가 암살하려고 했던 레이건 대통령은 2004년 별세했고, 평생 하반신 마비 장애를 겪었던 브래디 전 백악관 대변인도 2014년 사망했다. 힝클리는 골동품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온라인에서 책을 판매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튜브 채널과 트위터 등을 통해 기타 연주와 노래 실력을 선보였으며, 정식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7월 뉴욕 브루클린에서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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