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사우나·룸살롱 정치문화 '대청소'

39명 13%의 여성의원들이 기존 남성 중심 관행을 개혁함으로써 바꿔나가는 17대 국회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심상정 당선자는 언뜻 보면 사소한 사항들에 대한 지적으로부터 화두를 시작했다. 그는 여성의원들이 들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그래서 보좌관 등 소위 '가방 구찌(?)'가 필수적인 의원용 철가방의 문제나 남성 정장과는 달리 배지를 달 구멍이 뚫려 있지 않아 여성들은 옷을 버릴 각오를 할 수 밖에 없는 금배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지난 16대 국회 막바지 정개특위에서 터져 나온 김희선 의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 등을 들어 ”왜 여성 국회의원에겐 성희롱방지법이 적용되지 않느냐“는 문제를 제기, 17대 국회에선 정치권 성희롱 수위가 한층 엄격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손봉숙 당선자는 기존 정치권의 '밤 정치 문화'를 개혁해 국회의원도 나인 투 파이브(9 to 5)의 정상생활을 하는 직업인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라이프 스타일이 정착되면 가장 득을 볼 대상은 바로 국민일 듯. “저녁엔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등의 정치문화가 형성되면, 의원 개인의 행복은 물론 부패 밀실 정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져 깨끗한 정치 풍토가 형성될 것”이라는 견해에서다.

좌담회 참석 여성당선자들은 여성들이 제기하는 정치권 관행의 문제가 너무 사소하거나 개인적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며 “결국 기존 가치관과 문화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문제로, 여성의원이 최소 30%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제기돼고 개선돼야 할 문제”라는 데 입을 모았다.

손봉숙 당선자는 “비공식적으로 했던 잘못된 정치 관행과 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17대 국회에선 여성의원들이 연대할 것”이라고 결론 내리면서, 이로써 17대 국회의 순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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