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이나 '후보국 지위' 승인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루한스크 지방의 루비체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루한스크 지방의 루비체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3일(현지시각)로 4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군이 동부지역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지역의 마지막 요충지인 리시찬스크 주변을 점령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국영 TV를 통해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를 위한 싸움이 절정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45%만이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고 있으며, 나머지 55%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리시찬스크에 더 이상 안전한 지역은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리시찬스크 전역이 대규모 사거리와 공습으로 포격을 받고 있다. 이 지역에 더이상 안전한 곳이 없다"며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벌어지는 교전을 감안할때 주민들이 이 지역 어느 곳에서도 머무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최후의 항전지인 아조트 화학공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데, 세베로도네츠크 강 건너편에 위치한 리시찬스크시에 대한 공세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등 두 도시를 장악하면 루한스크 전체를 점령하게 돼 돈바스를 더욱 깊숙이 파고들 수 있게 된다.

북동 수미 지역에서도 최소 4개 구역이 국경을 넘는 포격으로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군은 곡물 수출에 타격을 주기 위해 남부 항구도시 미콜라이우에도 공격을 퍼붓고 있다.

미콜라이우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가 나온 데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정밀 무기로 현지 우크라이나군 무기 창고를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미콜라이우는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에서 최대 물동항 오데사로 가는 관문이 되는 주요 도시다.

◆ EU, 우크라이나 '후보국 지위' 승인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데 합의 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요청한지 4개월 만이다.

CNN에 따르면 이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대해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셸 상임의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하며 “오늘은 여러분이 EU로 향하는 길에 있어 중대한 단계”라고 양국 국민과 정상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후보국 지위 승인 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아주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EU에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4일 만인 지난 2월28일 EU 가입을 요청했다. 이후 옛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와 몰도바도 잇따라 EU 가입을 신청했다.

CNN은 이번 결정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 됐다면서도, ‘EU 가입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을 때까지 수 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아, 러시아에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해석이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 후, 정식 가입 협상 진행,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각 단계마다 27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이 거부권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추후 EU법을 수용,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검증 받게 되며 사법·행정·경제 등에서 가입에 필요한 기준에 맞춰 개혁 조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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