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뗄 수 없는 80분... 강하고 우아한 국립무용단 ‘회오리’
눈 뗄 수 없는 80분... 강하고 우아한 국립무용단 ‘회오리’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6.26 20:52
  • 수정 2022-06-27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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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21명의 섬세하고 역동적인 춤
핀란드 테로 사리넨 안무가 협업작
초연 후 8년 만에 다시 국립극장 공연
9월 핀란드 ‘헬싱키 댄스하우스’ 초청돼
2022년 6월 24일~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공연 현장. ⓒ국립무용단 제공
2022년 6월 24일~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공연 현장. ⓒ국립무용단 제공

쉼 없는 바다를 보는 듯한 80분이었다.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는 이유 있는 스테디셀러다. 한국무용의 우아한 선과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안무가 만났다. 무용수들은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바람처럼 움직였다. 팔을 쭉 뻗었다가 구부리고, 돌고 뛰고 소리치다가 가장자리로 돌아가 앉기를 반복했다. 에너지가 흘러 넘치다가도 한없이 섬세하고 관능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단조롭지만 절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음악, 강렬한 조명이 매력을 더한다.

‘회오리’는 2014년 초연 이후 8년 만에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다. 핀란드 안무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과 함께 만든 작품이다. 전통춤을 기반으로 하는 국립무용단이 창단 52년 만에 해외 안무가와 처음 시도한 협업이다. 초연 당시 한국 전통춤의 원형에서 파생된 이국적이면서 깊이 있는 움직임으로 호평받았다. 이후 세 차례의 국내 공연과 2015년 프랑스 칸 댄스 페스티벌, 2019년 일본 가나가와예술극장에 초청 공연 등 무대에 올랐다. 

사리넨 안무가는 클래식 발레로 출발해 현대무용, 일본 전통 무용과 부토까지 섭렵하고 ‘자연주의’라는 춤 철학을 구축했다. 하늘을 지향하고 각을 이루는 성향이 짙은 서양 춤에 비해, 땅을 지향하는 그의 움직임은 국립무용단의 움직임과 닮았다. 사리넨은 국립무용단과 협업하며 독특한 호흡과 선, 낮은 무게중심이 주는 매력에 감탄했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 앞서 조안무 헨드리키 헤이킬라(Henrikki Heikkila)가 5월 초 한국을 방한, 조안무 국립무용단 김미애와 함께 안무를 점검하고 무용수들에게 섬세한 디렉션을 제시했다. 

ⓒ국립무용단 제공
ⓒ국립무용단 제공
2022년 6월 24일~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공연 현장. ⓒ국립무용단 제공
2022년 6월 24일~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공연 현장. ⓒ국립무용단 제공
2022년 6월 24일~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공연 현장. ⓒ국립무용단 제공
2022년 6월 24일~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회오리(VORTEX)’ 공연 현장. ⓒ국립무용단 제공

‘회오리’는 총 3장으로 구성됐다. 순환하는 바다의 큰 흐름을 연상시키는 1장 ‘조류(Tide)’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와 같은 움직임을 통해 반복적인 인생의 흐름을 표현한다. 인간의 근원과 내면을 탐구하는 2장 ‘전파(Transmission)’는 과거 조상들로부터 내려온 지식의 전수와 전파를 통해 인류의 근원을 탐구한다. 3장 ‘회오리(Vortices)’는 자연과 근원의 이해를 통한 외부로의 확장을 표현한다.

각각 ‘블랙’과 ‘화이트’를 상징하는 두 여성과 남성, 그들의 매개자 ‘샤먼’ 등 5명이 공연을 이끈다. ‘샤먼’ 역에는 박기환과 송설이 더블 캐스팅됐다. 여자 주역에 김미애·송지영(더블캐스팅)과 박혜지, 남자 주역에 황용천과 이석준이 올랐다. 새로 합류한 이태웅·이도윤까지 21명이 80분간 쉬지 않고 공연을 펼친다.

의상을 맡은 에리카 투루넨(Erika Turunen)은 한복과 부채에 영감을 얻어 투명하고 하늘거리는 얇은 소재의 실크와 오간자를 사용한 의상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사리넨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미키 쿤투(Mikki Kunttu)가 조명과 무대를 맡았다. 전통음악을 소재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치는 장영규가 음악을 맡고, 가야금(박순아)·피리(나원일)·소리(이승희)·해금(천지윤) 연주로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다.

오는 9월엔 핀란드 무대에 오른다. 지난 2월 개관한 헬싱키 댄스 하우스의 첫 해외 초청작으로 현지 관객들과 만난다. 이 무대를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국립무용단의 해외 공연도 재개한다. 사리넨은 “헬싱키 댄스 하우스를 지을 때부터 추진해왔다. 애정을 갖는 이 작품을 드디어 핀란드 무대에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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