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러시아 경제에는 큰 문제 없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모스크바에서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헌법 개정 관련 실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실무회의는 이날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전면적인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을 묻는 투표를 오는 4월22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104년 만에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억달러(약 1293억원) 정도의 외화표시 국채 이자를 약정 시기인 전날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해당 이자의 원래 지급일은 지난달 27일이었으나 이날 채무불이행 까지 30일간 유예기간이 적용됐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으며 유로클리어가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입금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은 제재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디폴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의 외채 이자 지급 통로를 막으면서 발생했다. 

미국은 자국민에 대해 러시아 재무부·중앙은행·국부펀드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지난달 25일까지 투자자가 러시아로부터 국채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은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후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동결됐고 러시아 은행들은 국제 금융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한 상태다.

러시아가 외채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은 사회주의 혁명 시기인 191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혁명 주도 세력인 볼셰비키는 차르(황제) 체제에서 발생한 부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이번 디폴트는 상징적인 측면이 강하며, 러시아가 인플레이션 등 자국 경제 문제를 대처하는 데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공식 디폴트 선언은 주요 신용평가사가 하지만, 서방 제재로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채권 증서에 따르면 미수 채권 보유자의 25%가 동의하면 디폴트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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