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18개를 10개로
공공부문 효율화, 시너지 창출 통폐합 이유

ⓒ홍준표당선인 인수위원회

민선 8기 대구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대구시 산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18개를 10개로 통합하겠다는 구조개혁안을 29일 발표했다.

“공공기관 구조개혁은 공공부문 효율화에 대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공익과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운영 효율화, 시너지 창출, 시민불편 해소를 통해 시민편익과 행복 증진에 최우선 목표를 두었다"며 "통폐합으로 인한 기관장 임금과 경비 절감, 시설물 관리 일원화를 통한 위탁사업비 절감, 기능 중복사업에 대한 사업비 절감 등 연간 약 1,000억원 정도의 예산절감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인수위가 밝힌 검토기관과 제안방향 보면 먼저,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를 통합해 ‘(가칭)대구교통공사’를 설립하고, ‘대구시설공단’과 ‘대구환경공단’을 합쳐 ‘(가칭)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으로, ‘대구도시공사’는 ‘대구도시개발공사’로 명칭을 변경하여 민선 8기 미래공간 개발사업 등의 업무를 추가할 계획이다.

민선 8기의 핵심사업인 ABB산업과 미래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을 ‘대구테크노파크’에서 통합하고, 전시・컨벤션 전문기관인 ‘엑스코’는 마이스(MICE)산업의 허브로 국제회의 유치기능을 더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평생학습진흥원’ 등 4개 기관을 통합해 ‘(가칭)대구행복진흥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혀 지역 여성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수위는 “최근 저출산·고령화사회 가속화,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가에 따른 돌봄수요 확대, 한부모 가정・독거노인 증가 등으로 여성·아동·청소년부터 노인에 이르는 정책의 연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구행복진흥원을 설립해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복지, 여성, 청소년 업무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복지사각지대를 최대한 신속히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는 것이 통합이유라고 설명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21세기 사회는 다양성과 유동성이 증가하고 전문화되고 있지만 인수위가 발표한 구조개혁안을 보면 구성원들의 내부적 필요와 욕구를 근거로 한 민주적 과정도 거치지 않고 탑다운 방식으로 이러한 통합은 여러 가지 문제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주체적 통합과정으로 상이한 업무조절과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 능력은 감소하고 갈등요소를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4개의 기관을 통합해 대구행복진흥원을 설립하는 방안은 매우 우려스럽다. 특히 대구여성가족재단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대구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기관으로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해왔다. 각 기관의 비전과 목표가 상이한데 추상적인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통합은, 각 기관의 성과를 무로 돌리지 않을까 싶다. 인수위가 말하는 행복은 누구의 행복인지. 비장애·이성애 남성 중심의 행복이라면 시민 모두의 행복이 아니라 몇몇의 행복일 뿐일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당선인 인수위원회

대구시민단체의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만들어지고 그 기관에서 펼치는 사업은 시민들의 필요를 따른다.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예산절감을 위해, 그 역할이 비슷하고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해서 통·폐합한다면 각 기관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27일에도 대구시청 조직을 12국·2·3본부에서 9·3·2본부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시청 내 유사하고 중복된 조직을 통합하고 당선인 직속 기관들을 신설하겠다는 것인데, 무조건적인 통합보다 시간을 가지고 시민을 우선으로 한 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A대학의 사회복지학과 B교수는 "사회서비스원(이하 사서원)은 독립되어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서원은 '사회서비스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설립·운영하고 있다. 대구에만 있는 기관이 아니라 중앙사회서비스원이 있으며 각 지자체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며 "전국에서 제일 먼저 설립된 대구사서원은 코로나19상황에서 틈새 돌봄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이 된다면 중앙사서원과의 관계나 사서원의 많은 업무 등 쉽지 않을 듯한데 어떠한 방법으로 운영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구 여성계의 A씨는 “여성과 청소년을 복지의 대상을 본다는 문제, 행복진흥원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명칭, 4개 기관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다보니 통합기관의 역할과 기능, 즉 정체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점”을 우려하며 "기관 통폐합의 목적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때보다 시너지 창출이다. 각 기관이 전문성을 가지고 고유역할을 잘 하고 있는데, 기관수만 줄이는데 급급한 통합으로 과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인수위는 이날 “향후 민선8기 홍준표 시정이 출범하면 금년말을 목표로 조직진단, 전문가 의견수렴, 조례 제정 등을 거쳐 통폐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불이익을 보는 직원이 없도록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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